서울 한복판서 또 울린 ‘기미가요’…“일왕 생일 기념”

강소영 2024. 2. 1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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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 생일 기념행사에서 일본 국가 '기미가요'(君が代)가 2년 연속 연주됐다고 17일(현지시간) 일본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이같은 비판 속에서도 2년째 서울에서 열린 일왕의 생일행사에는 기미가요 연주를 비롯해 일부 참석자가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채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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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호텔서 국내외 인사 450명 참석
日 국가 ‘기미가요’ 지난해 이어 두 번째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 생일 기념행사에서 일본 국가 ‘기미가요’(君が代)가 2년 연속 연주됐다고 17일(현지시간) 일본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 (사진=연합뉴스)
산케이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 주재 객원논설위원은 이날 ‘재한 일본대사관의 영단(英斷)’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기미가요는 외교 의례로서 당연하게 올해도 (14일 기념행사) 처음에 엄숙하게 흘렀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는 국내외 인사 약 450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루히토 일왕 생일(2월 23일) 기념행사가 열렸다.

과거 서울에서 열린 일왕 축하연에서는 한국의 반일 감정을 고려해 기미가요를 연주하지 않아왔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기미가요가 연주됐다.

당시 일본 대사관 관계자는 “참석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배려해왔지만, 과도한 면도 있었다”며 “대사관 주최 행사에 국가 연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며 한일 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이번에 당연한 모습으로 하자고 해서 한국 국가와 함께 기미가요를 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미가요는 메이지 시대(1868∼1912)부터 일본 국가로 사용되다 태평양전쟁 후 폐지됐다. 이후 군국주의 논란과 진보 세력·오키나와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1999년 국가로 법제화됐다.

기미가요를 비판하는 이들은 가사 중 ‘임의 치세는 천 대(代)에, 팔천 대에 작은 조약돌이 큰 바위가 되어 이끼가 낄 때까지’라는 구절에 대해 ‘임’이 ‘일왕’을 의미하며 이는 일왕의 치세가 영원히 이어지길 기원한다는 점에서 군국주의 일본을 상징한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비판 속에서도 2년째 서울에서 열린 일왕의 생일행사에는 기미가요 연주를 비롯해 일부 참석자가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채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은 “이 중 남성이 일본 전통 의상을 입은 건 처음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에선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가 난 지역인 후쿠시마산 ‘니혼슈’(日本酒·청주)를 포함해 일본 각지의 유명 술도 제공됐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만찬 때도 후쿠시마산 니혼슈를 내놓은 바 있다.

강소영 (soyoung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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