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특혜 수감’ 논란 탁신, 6개월만에 가석방
‘병실 특혜 수감’ 논란을 일으킨 탁신 친나왓(74) 전 태국 총리가 18일 가석방 될 예정이다.
17일 AFP 등 외신과 네이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타 타위신 총리는 이날 탁신이 병실 수감 생활을 마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태국 법무부는 지난 13일 탁신이 가석방 대상자 930명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당시 타위 섯성 법무부 장관은 “탁신 전 총리는 건강 상태가 심각하거나 70세 이상인 경우에 속한다”며 “수감 6개월이 되면 자동으로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교정법은 70세 이상의 기결수에 대해 가석방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소 6개월은 복역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 때문에 태국에서는 탁신의 가석방 일정을 산정할 때 탁신이 수감됐던 8월 22일에서 개월수로 6개월 후인 2월 22일로 할 지, 180일이 지난 2월 18일로 할 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결국 결과는 탁신에게 나흘이나마 유리한 2월 18일로 정해졌고, 탁신은 18일 오전 5시에 맞춰 석방된다.
친서민 정책으로 ‘태국 서민들의 정신적 지주’라고 불리는 탁신은 2001년 총리에 올랐지만, 기득권 세력과의 갈등 끝에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2008년 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기 전 해외로 달아났고, 그 동안 4건의 혐의로 총 12년 형을 받았다.
15년간의 해외 생활 끝에 그는 지난해 8월 22일 귀국했고,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8년의 징역형을 내렸다. 그러나 수감 첫날 밤 고혈압 증세를 이유로 경찰병원에 입원해 지금까지 머물러 왔다. 병원 VIP실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탁신에게 태국 왕실이 사면으로 형량까지 1년으로 줄여주자 태국 내에선 특혜 논란이 일었다. 형량이 8년으로 유지됐다면 전체 형기의 3분의 1 이상은 마쳐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탁신의 가석방 시기는 더욱 늦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탁신의 귀국 전부터 이미 군부 등과 사면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의심도 나왔다. 태국 네이션은 “일각에서는 탁신이 병원에조차 없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심이 나오는 것은 친(親) 탁신 세력인 프아타이당이 태국 군부와 이미 연정 합의에 이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프아타이당과 태국 군부는 지난 20여년간 태국 정치계를 양분하는 앙숙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 5월 총선에서 군주제 개혁과 징병제 폐지 등 다소 과격한 공약을 내세운 ‘하버드대 출신 40대 기수’ 피타 림짜른랏의 전진당(MFP)이 예상을 깨고 승리한 이후 태도를 바꿔 연정 합의까지 도달했다. 애초 전진당과의 연정을 추진했던 프아타이당이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 피타의 총리 선출이 무산되자 전진당을 배제한 채 정부를 꾸리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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