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블링컨-中왕이, 뮌헨서 한반도·러 위성·대만 문제 논의(종합)
양측 "솔직·건설적 논의"…한반도 특사 접촉 지속 강조
美, 중 대러 지원 문제제기…中, 대만 간섭·탈중국화 경고
[서울·워싱턴=뉴시스]신정원 기자, 이윤희 특파원 = 미·중 외교 수장이 넉 달여 만에 다시 얼굴을 마주하고 글로벌 현안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은 특히 중국의 대러시아 지원에 문제를 제기했고, 중국은 대만 문제에 간섭하지 말 것을 거듭 요구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진행 중인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가졌다.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의 양자 회동은 지난해 10월 워싱턴DC에서 이뤄진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미 국무부는 양측이 소통을 유지하고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다양한 양자 현안,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양측은 역내 현안에 대해 실질적인 토론을 나눴다고 미 국무부는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러시아 방위산업을 지원하는 등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나아가 최근 미국 의회에서 논란이 된 러시아의 인공위성 파괴용 우주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도 미국의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는 이와 더불어 양측이 중동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견해를 교환하고, 양국 고위 관계자들이 후속 논의를 위해 만나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측의 요청으로 양국 외교 수장이 양자 회담을 가졌다고 밝히면서 "회담은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지난해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성공적인 회담을 했다"고 상기하면서 "중미(미중) 관계 발전 방향에서 중요한 전략적 문제와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하고 중요한 공통의 이해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양측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양국 정상의 '샌프란시스코 비전'을 실현해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양국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양측은 상호 존중, 평화 공존, 상생 협력의 원칙을 견지하고 두 대국이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적극적을 모색해야 한다"며 "미국은 중국의 발전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바라보고, 중국에 긍정적이고 실용적인 정책을 채택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왕 부장은 또 대만 문제와 관련,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존재하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라며 "이것이 대만 문제의 진정한 현상"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이런 현상을 변화시키려는 것은 대만 독립 분리주의 활동 및 외부 세력을 묵인, 지원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진정 대만해협의 안정을 바란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개 공동 성명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행동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아울러 "디리스킹(de-risking, 위험 제거)을 탈중국화(de-sinicization)로 전환하고 '높은 울타리가 있는 작은 마당'을 만들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국 스스로에게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일방적인 불법 제재를 해제하고 중국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훼손하지 말라"고 했다.
양측은 이 외에도 인적, 문화적 교류를 촉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왕 부장은 이와 관련 '친절은 아무리 사소해도 할 가치가 있고, 악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피해야 한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며 "중국인에 대한 부당한 괴롭힘과 심문을 중단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양측은 다음 단계의 각급 교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 정책, 아시아-태평양 문제, 해양 문제, 인공지능(AI) 등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대화와 협의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위기,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한반도 및 기타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특히 양측의 한반도 문제 특사단 간의 접촉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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