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매 경기가 즐거웠다"…'20승·209K' MVP가 'KBO 역수출 신화'를 꿈꾼다

김건호 기자 2024. 2. 17. 17: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에릭 페디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시카고 화이트삭스 SNS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KBO 역수출' 신화를 꿈꾸는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2024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22시즌까지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페디는 논텐더로 방출된 뒤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와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 원) 계약을 맺으며 KBO리그에 입성했다.

그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30경기 20승 6패 180⅓이닝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5를 기록했다.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차지했는데, 선동열(1986년, 1989년, 1990년, 1991년), 류현진(2006), 윤석민(2011년)의 뒤를 이어 투수 3관왕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또한, 단일 시즌 20승, 200탈삼진 기록은 37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1983시즌 장명부(30승, 220탈삼진), 1984시즌 최동원(27승 223탈삼진), 1985시즌 김시진(25승 201탈삼진), 1986시즌 선동열(24승 214탈삼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페디는 KBO리그 MVP를 차지한 뒤 빅리그 무대 재도전에 나섰다. 그리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200억 원) 계약을 맺어 메이저리그를 떠난 지 한 시즌 만에 복귀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7일(이하 한국시각) "페디는 2024시즌 KBO리그의 NC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모습을 바탕으로 화이트삭스의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 됐다"며 "페디와 화이트삭스에 따르면 2022시즌 워싱턴에서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했던 우완 투수에서 달라진 투수가 됐다"고 전했다.

화이트삭스 페드로 그리폴 감독은 "페디는 작년에 많은 조정을 거쳤다. 시즌 전에 이를 즉시 적용했으며 일 년 내내 계획을 실행했다"며 "그는 매우 힘든 리그에서 그 많은 이닝을 던지는 데 필요한 집착과 체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페디는 "제 자신을 거울로 봤다. 그렇게 해야만 했다"며 "투구 레퍼토리를 추가하고, 제 투구 메커니즘이 정말 일관성 있게 유지되도록 스스로를 다잡았다. 네 가지 구종을 섞으니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다. 스위퍼와 체인지업은 미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그것이 제가 이만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고 밝혔다.

2023년 9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NC-두산의 경기. 에릭 페디./마이데일리

지난 시즌 페디가 확실한 성공을 거둔 데에는 스위퍼의 역할이 컸다. 새롭게 장착한 스위퍼를 갖고 타자들을 요리했다.

페디는 "어떤 의미에서 저는 항상 수평 브레이킹볼을 던졌지만 진정한 의도를 갖고 던지지는 않았다"며 "그냥 브레이킹볼을 던지려고 했다. 그러다가 그립을 약간 바꾸고 시속 4마일(약 6km/h)을 더하니 적어도 KBO리그에서는 파괴적인 투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생활에 대해 "첫 번째 목표는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었다. 새로운 팀과 함께 새로운 나라에 처음 왔기 때문에 강하게 시작하고 싶었다. 첫 달은 정신없이 보냈고 그다음에는 계속 잘해보자고 생각했다"며 "이후 몇 달이 지나면서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믿기 힘들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MVP 후보와 최동원상 후보까지 거론되는 상황까지 오게 되니 정말 비현실적이면서도 매 경기가 정말 즐거웠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페디는 이제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그는 "팀이 저에게 기대하는 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는 사실이 저에게 다시 불을 지폈다. 제가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지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페디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한 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고 성공적인 빅리그 커리어를 쌓고 있는 메릴 켈리에 뒤를 이어 'KBO 역수출 신화'를 써 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