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강제 연행’에 野 “‘입틀막’ 정부” “과학기술 미래 끌어내려”
‘사지 연행’ 당했던 강성희 “국민 대표할 자격 없어”
與 “민주당, 행사 진행 의도적 방해 행위 비호하나”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축사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고함을 지른 졸업생이 대통령 경호팀에게 사지가 들려 강제로 끌려 나간 것과 관련해 야당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니 시중에 '윤두환의 부활'이란 말 도는 것"
17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카르텔 운운하며 연구·개발(R&D) 예산을 날려놓고는 염치없이 카이스트 졸업식을 찾은 것 자체가 기막힌데 졸업생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잡아 끌어내나"라며 "윤 대통령의 '입틀막' 정부에서 참담하고 슬픈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그야말로 공포정치의 극단"이라며 "윤 대통령의 심기를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하면 모두 위해 행위인가. 과잉 진압도 아니고, 폭행이자 국민의 기본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은 언론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왜 자꾸 국민의 입을 틀어막나"라며 "이러니 시중에 '윤두환의 부활'이란 말이 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공세에 가세했다. 강 의원은 지난달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 기조를 바꿔달라'고 말했다가 경호처 경호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갔다.
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 기조를 바꾸라고 말했던 국회의원은 행사장 밖으로 내쫓고, R&D 예산을 복원하라는 대학원 졸업생은 내쫓긴 후 경찰서까지 갔다"며 "자신에게 쓴소리하는 모든 국민의 입을 막고 끌어내는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윤 대통령이야말로 자리에서 끌려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혁신당도 비판에 나섰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모든 과학기술인들이 공분했다"며 "본질은 과학기술에 대한 대통령의 무지와 기만이지 그 학생의 당적이나 진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끌어내린 것은 한 명의 학생이 아니다. 과학기술의 미래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입을 틀어막는다고 없어지지 않고, 끌어내릴수록 더 솟아오를 민심이다. 민심을 외면하면, 반드시 심판받는다"고 꼬집었다.
카이스트 동문 "쫓겨난 졸업생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여당은 이날 '졸업생 강제 연행'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전날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축하와 격려의 자리가 되어야 할 학위 수여식이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한순간에 소란의 장으로 뒤바뀐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당선 이후 세 번이나 카이스트를 방문했을 정도로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 인재들에 대한 관심이 크고 남다르다"며 "이날 학위 수여식 축사를 통해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한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 의도적인 소란을 일으킨 행위자는 카이스트 졸업생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던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밝혀졌다"면서 "학생들이 축하받아야 할 학위 수여식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행사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마저 민주당은 비호하려는 것인가"라며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한편, 이날 카이스트 동문 10여 명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쫓겨난 졸업생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R&D 카르텔을 언급한 이후 모든 예산 결정 절차가 무력화되고, IMF 때도 삭감되지 않았던 과학기술 예산 수조 원이 가차 없이 삭감됐다"며 "그런데 이 사태를 발생시킨 '1등 책임자' 윤 대통령은 후안무치하게도 졸업생들이 당장의 예산 삭감에 갈 곳을 잃어 불안한 마음을 갖고 참석한 졸업식에서 허무맹랑한 연설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졸업생이 'R&D 예산을 복원하라'고 외쳤다고 '입틀막'을 당하며 자신의 졸업식에서 가차없이 쫓겨나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연예인·유튜버 ‘스캠 코인’ 연루 의혹 일파만파…대체 뭐길래 - 시사저널
- “손흥민, 요르단전 전날 선수들과 언쟁 중 손가락 탈구” - 시사저널
- ‘위약금 70억?’ 커지는 ’클린스만 책임론’에 코너 몰린 정몽규 - 시사저널
- 소화제 달고 산다면?…소화불량 잡는 건강차 3 - 시사저널
- 제부도 풀숲에 신생아 시신 버린 男女…차 트렁크에 넣고 다녔다 - 시사저널
- “부모님 가슴에 대못”…女 26명 불법촬영 경찰관 감형 - 시사저널
- 출소 한 달 만에…설 새벽 만취해 50대母 살해한 30대 - 시사저널
- ‘한 지붕 두 가족’…민주당, ‘문명대전’ 전운 고조 - 시사저널
- ‘변기보다 박테리아 많다?’…주말 청소에서 빼놓으면 안되는 물건 3 - 시사저널
- ‘과일은 살 안쪄’…의외로 다이어트 방해하는 식품 3가지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