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도 군기 잡는 리더" 포스테코글루 손흥민 감쌌다

김건일 기자 2024. 2. 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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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을 주장으로 임명했다.
▲ 토트넘은 손흥민을 반겼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국가대표팀에서 이강인과 충돌한 손흥민을 감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7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진정한 리더"라고 칭찬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말은 아시안컵 사건에 대한 물음에서 나왔다.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른바 '탁구 게이트'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강인이 주장 손흥민에게 하극상을 펼친 게 갈등의 주요 골자다. 손흥민은 이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쳤다.

'탁구 게이트' 후폭풍은 거셌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은 경질됐다. 정몽구 대한축구협회장은 사과했다. 이강인은 비난 여론 한가운데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사과했지만 분노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한국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떨어졌다. 64년 만에 아시아 정상은 또 실패했다. 역대급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했지만 졸전 끝에 결승 진출에도 실패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난 말다툼의 세부 사항을 모두 알지 못하며 알고 싶지도 않다. 이것은 한국의 내부 문제이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은 손흥민이 리더십을 보여 주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게 바로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인기를 얻고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다. 리더십은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그룹을 위한 최선의 일을 하는 것이다. 손흥민에게서 그걸 봤다"고 했다.

계속해서 "사람들은 손흥민에 대해 오해를 한다. 손흥민은 볼 때마다 웃고 모두가 그에게 애정을 갖고 있는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기고 싶어 한다. 손흥민은 표준이 떨어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곳에서도 그렇게 한다. 옳지 않은 일이 있으면 그것을 말한다. 때로는 인기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때때로 선수단이나 구단과 사선에 놓이기도 한다. 하지만 리더로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돌아와 브라이턴 호브 알비언과의 복귀전에서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에 도움을 기록했던 손흥민,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도 호흡이 좋다. ⓒ연합뉴스/AFP/EPA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위고 요리스와 해리 케인이 떠나면서 공석이 된 주장직을 손흥민에게 맡겼다.

토트넘에서 주장 손흥민은 선수들에게도 큰 신뢰를 받고 있다. 페드로 포로는 "케인의 이탈은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토트넘의 심장이자 영혼의 일부였기 때문"이라며 "케인과 함께한 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함께하는 것을 더 즐겼으면 좋았을 것이다. 케인은 어디에서나 골을 넣는 데에 익숙한 특별한 스트라이커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적응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의심할 여지 없이 세계 최고 중 한 명"이라고 입을 연 뒤 "하지만 토트넘에선 케인의 부재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은 더 권위있는 목소리가 나올지 모른다"며 "예를 들어 손흥민이 주장이 됐다. 케인이 떠난 뒤 손흥민은 한 발 더 나아갔고 책임감을 갖게 됐다. 라커룸 안팎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손흥민을 과소평가한다. 항상 뒤에 서 있어서 그랬을지 모른다. 하지만 손흥민은 완벽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 토트넘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매디슨과 손흥민
▲ 손흥민과 매디슨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은 "내가 레스터시티에 있을 땐 손흥민을 전혀 몰랐다. 그런데 그는 경기가 끝난 뒤 나에게 다가와 악수를 했고, 나를 안아준 뒤 선수로서 나를 칭찬했다.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는데 말이다"며 "손흥민은 곁에 있으면 따뜻한 사람이고, 솔선수범하기 때문에 환상적인 주장이다. 그를 주장이라면 그가 좋은 사람이고 높은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했다.

계속해서 "(손흥민의 리더십은) 그룹에 전염성이 있다. 손흥민에 대해 충분히 말할 수 없다. 훌륭한 주장이자 좋은 친구"라고 칭찬했다.

팀 동료 데스티니 우도지도 "손흥민은 뛰어난 리더이자 축구선수다. 팀을 우선시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토트넘 축구를 믿고 헌신하는 손흥민의 활약이 기쁘다"고 칭찬했다.

풋볼런던 소속 토트넘 담당 기자 알리스데어 골드는 "손흥민이 주장이 되기 위해 한 발 더 나갔다는 사실이 매우 마음에 든다"며 "손흥민이 한국의 주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분명히 그의 어깨에 많은 무게가 가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매일 클럽 주장으로서 얼마나 훌륭한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헌신을 하는지에 놀랐다"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천성적으로 좋고 예의 바른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진정한 승자가 되거나 높은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에선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실제 규율이 있다. 이는 리더십에 대한 높은 기준을 갖도록 유도한다. 최고의 리더는 사람들이 그것을 존중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존재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간파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손흥민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이후 아직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이었는데 (토트넘 홈팬들이) 저를 크게 반겨주셨을 때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후반 17에분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운동장에 나설 때 토트넘 홈팬은 기립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냈다. 손흥민은 "당시 경기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던 상황이었는데 제가 들어가기 전 워밍업할 때부터 모두가 손뼉을 치며 환영해주셨다"며 "예상치 못하게 큰 환영을 받아 마치 집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환영을 받아 큰 영광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였는데 여러분이 저를 다시 행복하게 해주시고 북돋워 주셨다. 이 순간을 저는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손흥민을 격하게 안아주는 파페 사르 ⓒ토트넘

돌아온 자신을 맞이해준 팀 동료들을 향해서도 "(아시안컵 기간) 팀 동료들이 너무 그리웠다. 중요한 시기에 팀을 떠나 몹시 마음이 불편했지만, 국가대표팀도 저의 일부다. 복귀했을 때 토트넘 선수들이 제가 필요로 했던 따뜻한 포옹을 해줘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정몽규 회장과 김정배 상근부회장,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김진항 대회운영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한 임원 회의를 열었다. 두 시간 논의 후 결정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이다. 전날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소집, 2023 카타르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했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의견을 정리했다. 지난 13일 주간 임원 회의에서 나온 의견과 같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 과정에서 한국 대표팀은 온갖 나쁜 모습을 다 보여줬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소만 보여준 리더쉽으로 도마 위에 올랐고 전략, 전술, 대응 무능력의 끝판왕을 보여줬다.

외신 보도로 촉발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태도 문제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등 선배들을 향한 항명성 행동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는 평소 어떤 사안에도 '무생물'처럼 대응하다 빠른 인정으로 팬들로부터 '선수들을 의도적으로 축구협회 잘못을 가리기 위해 활용한 것 아니냐'라는 의심을 받았다.

▲ 포효하는 손흥민. 손흥민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와 경기에 교체 출전해 후반 추가 시간 결승골을 도와 2-1 승리를 이끌었다. ⓒ연합뉴스/AFP

이강인 등 갈등을 일으킨 주요 선수들의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항을 살폈다. 소속 선수가 아니라서 소집을 안하는 징계 밖에 없다. 새 감독이 선임되면 이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그 전에 계속 국내, 국외파는 물론 1992년생 선참, 1996년생, 어린 선수 등으로 너무 나눠 팀을 생각하고 가르는 것 같다. 대표팀을 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음 대표팀으로 가는 것에 중요한 덕목이다. 아시안컵에서 중요한 문턱에서 허망하게 무너진 것도 시시비비를 따지고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기를 바란다. 새로운 감독과 상의하겠다"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이럴 때 너무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상처를 후벼서, 악화시킬 수 있다. 언론도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도 도와주셔야 한다. 다들 젊은 사람들인데, 잘 치료할 수 있게 도와주시면 좋겠다"라고 부탁했다. 현재 들끓고 있는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사퇴나 명백한 진실 규명, 이에 따른 구체적인 추후 방지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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