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와 다르네? 토트넘 감독의 SON 옹호, "리더로 팀 위계 지킨 것"
[OSEN=이인환 기자] 한 사건에 대한 반응이 완전히 다르다.
토트넘은 오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5라운드 울버햄튼 원더러스전을 가진다.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과 황희찬의 '코리아 더비'라고 불리는 경기다.
이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은 아시안컵서 큰 고통을 받았다. 영국매체 ‘더선’은 14일 "한국이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둔 전날 젊은 선수 일부가 식사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탁구를 즐기기 위해 자리를 뜨려고 했다. 손흥민이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선수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베테랑 선수들과 다툼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보도했다.
더 선은 "본지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 스쿼드 일부 젊은 선수들은 저녁 식사를 빨리 마치고 탁구를 즐기기 위해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바람에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팀 결속의 기회로 활용되는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했다.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 이강인도 손흥민이 불만을 제기한 '젊은 선수' 중 하나였다"라고 설명했다.
더 선은 "말다툼 이후엔 손흥민의 손가락 탈구 부상으로 이어졌다. 손흥민은 젊은 선수들이 일어나자 다시 돌아와 앉아 있을 것을 요구했지만, 이 과정에서 무례한 말들이 오갔다. 몇 초 뒤 말다툼 범위가 커졌고 선수들은 분리됐다. 손흥민은 선수들을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라고 전했다.
괴소문으로 보였던 소문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더선이 보도한 내용은 대체로 맞는다"라고 인정하며 "손흥민이 탁구를 치러 자리를 일찍 뜨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현했고, 젊은 선수들이 이에 반발, 다툼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라고 지세히 설명했다.
손흥민은 지난 6일 한국과 요르단의 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오른손 중지와 검지를 테이핑한 채 경기에 나왔다. 해당 부상은 위 사건으로 인한 부상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브라이튼전에서도 손가락 테이핑을 하고 나왔다. 당시 그는 교체로 출전해서 후반 추가시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도우면서 2-1 대역전승을 이끌면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결국 이강인이 사과문을 올렸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이강인은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라면서 “앞으로 형들을 도와서 더 좋은 선수,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사과를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브라이튼전이 끝나고 인터뷰서 "아시안컵과 관련한 이야기를 다시 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지만 이것도 축구의 일부다. 패배는 아프지만 다시 웃기 위해서는 승리해야 한다"고 대인배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토트넘 역시 우리의 주장이라면서 손흥민을 재조명했다. 이런 손흥민의 인성과 품격이 잘 나타난 장면이 있었다. 바로 브라이튼전 직후 보여준 팬서비스. SNS에서 공개된 영상에서 손흥민은 탈구된 손가락으로 팬들에게 부지런히 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아픔보다는 찾아온 팬들에게 충실한 것이다.
여기에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경질되면서 손흥민은 대표팀의 여러 가지 이슈를 잠시 뒤로 하고 토트넘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울버햄튼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 회견에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손흥민의 복귀를 예고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인터뷰에서 "나는 물어보지 않았다 손흥민은 그저 손흥민다웠다. 리더로 누군가와 맞서야 하는 상황은 생길 수 밖에 없다"라면서 "어떻게든 리더십은 필요하다. 단순히 인기가 많거나 모두가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게 아니라 잘못을 잡는게 리더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난 손흥민이 기준을 어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러한 행동을 여기서도 보인 것이다"라면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는 팀을 위해 직접 나선다. 그런 상황서 리더가 해야 할 일은 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mcadoo@osen.co.kl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