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 감독, “선수들이 웃게 해줬다”…구나단 감독, “최악의 경기”
부산 BNK는 17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인천 신한은행을 73-59로 꺾고 13연패에서 벗어났다. BNK는 이번 시즌 5승 중 3승을 신한은행을 상대로 거뒀다. 반대로 신한은행은 BNK에게 3번이나 패배를 당해 플레이오프 진출권에서 더욱 멀어졌다.
박정은 BNK 감독은 16일 오후 코트 훈련을 할 때부터 창원 LG의 좋은 기운을 이어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박정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창원에서 경기를 한다. 작년에 신한은행과 여기서 경기를 했다. 좋은 기억과 기운으로 연패를 끊어야 한다”고 바랐다. 박정은 감독의 바람이 이뤄졌다.
BNK는 경기 초반 4-8로 끌려갔지만, 연속 5점을 올리며 역전한 뒤 근소하게 앞섰다.
19-14로 시작한 2쿼터에서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았다. 43-26, 17점 차이로 벌린 BNK는 3쿼터 중반 50-30으로 달아나 사실상 승리에 다가섰다.
박정은 BNK 감독
승리소감
긴 연패를 창원에서 끊어서 다행이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고맙다. 많은 생각이 스친 승리다. (어떤 생각이 스쳤나?) 제가 ‘F’라서(웃음)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연패 중일 때 코트에서 뛸 때 힘듦이 배가 될 텐데 그 부분을 선수들이 잘 이겨내서 그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아쉬움도 많았다. 그 전 경기를 되짚어볼 때 아쉬움이 더 많았다. 우리 선수들이 좀 더 인정을 더 받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도 아쉽다.
1쿼터 중반 흐름을 가져왔다.
경기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3점슛을 쉽게 주지 않는 수비를 신경 썼다. 선수들이 외곽수비를 더 집중했다. 상대의 슛 밸런스가 많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 특유의 빠른 공격이 나오면서 점수 차이를 벌렸다. 수비의 집중력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주도권을 잡은 2쿼터에서 실책을 많이 끌어내고 공격이 잘 풀렸다.
똑같은 맥락이다. 수비를 신경 쓰고, 압박을 많이 이야기를 했다. 이건 시즌 내내 선수들에게 강조했는데 오늘(17일) 특히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 간절했다. 2쿼터 때 선수들이 그 부분에서 신이 났다. 경기 전에 코트에서 신나게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부분이 잘 들어맞았다. 물론 선수들이 코트에서 뛰는 시간이 길었다. 원래 뛰는 베스트5 선수들이 2쿼터에서 더 뛰었다. 그 부분을 선수들에게 맡겼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올라갔다.
이소희(19점)도 잘 했지만, 한엄지(21점)의 득점이 두드러졌다.
한엄지에게 이게 무슨 일이냐고, 창원의 딸이냐고 했다(웃음). 이전 경기에서부터 엄지에서 했던 이야기가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인데 더 부지런을 떨어보자는 거였다. 본인에게 그게 와닿지 않았나 싶다. 청주에서 KB와 경기를 할 때도 그랬고, 오늘 경기도 그랬다. 상당히 부지런을 떨어서 순간순간 움직여서 받아서 넣는, 엄지의 장점이 보였다.
감독님도 힘들었을 듯 하다.
그게 힘들다. 선수 때는 지더라도 저만 정신차리고 제가 끌고 가면 되지 했는데 감독의 자리에서는 선수들에게 티 내면 안 되고 선수들에게 긍정적으로 다시 올리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힘들었다. 얼굴을 보면 감독님이 많이 상했는데(웃음) 감독님이 자꾸 웃어, 그렇게 된 분위기였다. 오늘 선수들이 저를 웃게 해줬다.
창원 경기 더 늘려야 하지 않나?
지난해에도 창원 경기를 몇 경기 더 늘려야 하지 않냐고 이야기를 했다. 지난해에도 플레이오프 싸움을 할 때 (창원 경기 이후) 분위기를 완전히 탔다. 그래서 창원 경기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었는데 지금 밖에 나가면 팬들께서도 더 해야 하지 않냐고 하실 거 같다(웃음). 좋은 기운을 받고 좋은 경기를 하고 간다. 응원이 진짜 열정적이시다. 너무 감동 받고 기운 받고 간다.
경기 총평
오늘 이소희 선수, 진안 선수를 막으려고 집중했는데 수비가 그런 부분에서 안 되었다. 또 공격도 너무 풀리지 않았다. 양쪽 모두 답답한 경기였다. 자유투(4/11)도 너무 안 들어가고, 중요한 상황에서 실책(14개)도 너무 많이 했다. 최악의 경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
2쿼터 때 실책도 많고, 흐름이 좋지 않았다.
2쿼터 때 팀 파울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수비를 좀 더 공격적으로 하면서 파울을 하더라도 수비를 강하게 해달라고 했다.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실수가 잦으면서 집중력과 자신감을 잃어서 흐름이 2쿼터 때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들어졌는데 남은 경기는?
선수들에게 농구선수로 경기에 임하는 태도,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보고 어떻게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할지 코트에서 보여주자고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멀어졌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멀어졌다고 낙심할 건 아니다. 사실 우리는 플레이오프도 꿈꾸지 못했는데 올스타게임 이후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으로) 들어왔다. 플레이오프를 바라보게 되면서 욕심이 생긴 거 같다. 다시 한 번 올스타게임 휴식기 때 준비하는 마음으로 돌아가서 절실하게 한 경기, 한 경기를 해 나가야 한다.
김진영(25점)의 돋보인 득점력
김진영 선수가 오늘 너무 잘 해줬다. 과감하게 공격을 해주고, 몸도 잘 풀렸다. 그런 게 잘 들어가니까 좋았다. 너무 아쉬운 점은, 김진영 선수 혼자서 농구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밸런스가 맞게 해야 한다. 다른 선수들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듯 하다. 그런 부분에서 너무 아쉽다. 전반부터 분위기를 잡고 가야 하는데 전반부터 흐름이 넘어가니까, 하나원큐와 경기도 그랬다. 1쿼터부터 분위기가 넘어가니까 다시 가져오기 힘들었다. 초반부터 무너져서 힘들지 않았나 싶다.
다음에는 창원에서 경기를 하고 싶지 않을 거 같다.
지난 번에도 BNK에게 초반에 박살 났다. 창원에서 경기를 안 하고 싶은 게 아니라 한 번 깨보고 싶다. 떨쳐버려야 한다. 졌다고 두려운 것보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창원에 와서 경기를 해서 그걸 떨쳐버리야 한다. 안 그럼 평생 창원을 안 오게 된다(웃음). 선수들은 돌아가는 마음이 무겁겠지만, 모든 선수가 똑같다. 우리 팀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스포츠인으로서 스포츠인의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다음 경기 준비를 잘 하겠다.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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