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SD 협상 일단 결렬 "그 정도는 못 받아들이지" 보라스, 유일한 미계약 3월로 넘어가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코리안 메이저리그 '맏형' 류현진이 미계약 상태로 각 구단의 스프링트레이닝 개막을 지켜보고 있다. 류현진이 스프링캠프 기간 무소속으로 개인훈련을 하는 것은 야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2006년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류현진은 2012년 12월 6년 3600만달러에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빅리그에 입성했고, 이후 다저스와 한 번의 재계약을 거쳐 2019년 12월 4년 8000만달러에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다. 작년까지 프로 18년 동안 그는 미계약 신분으로 봄을 맞은 적이 없다.
이번 겨울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것은 이정후 고우석 최지만 등 3명이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450만달러(옵션 및 인센티브 포함 최대 3년 940만달러)에 각각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최지만은 우여곡절 끝에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다시 빅리그 도전에 나섰다. 최지만의 에이전시 GSM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최지만 선수가 뉴욕 메츠와 계약했다. 계약 조건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스플릿 계약으로 개막전 로스터 진입 시 퍼포먼스 보너스를 포함해 1년간 최대 350만달러(약 47억원)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제 미계약 한국인 선수는 류현진 뿐이다. 지난해 15일 FA 시장이 개장할 당시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연락을 해와 큰 관심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내년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협상에 자신감을 나타냈었다.
그런데 3개월이 흘렀다. 계약은 감감무소식이다. 물론 보라스 특유의 밀고당기는 협상술 탓이라고 봐야 한다. 보라스 사단에서 미계약 신분은 류현진만이 아니다. 톱틀래스 FA로 평가받는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 등 이른 바 '빅4'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계약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웬만한 팀에서는 3,4선발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문제는 계약기간이다. 오퍼 대부분이 보장 기간 1년이다. 보장액과 인센티브를 합쳐 1000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일 수 있다.
최근 류현진과 관련해 현지 매체들이 언급하는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다.
볼티모어의 경우 주축 선발투수인 카일 브래디시와 존 민스가 시즌 개막을 부상자 명단서 맞는다. 브래디시는 팔꿈치 부상으로 전반기 복귀가 불투명하고,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지난 시즌 막판 돌아온 민스는 시즌 초반 최소 한 달 이상 결장이 불가피하다. 류현진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마이클 킹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두 자리는 경쟁 체제다. 랜디 바스케스, 페드로 아빌라, 쟈니 브리토, 맷 왈드론, 제이 그룸 등 내부적으로 후보들은 많지만, 믿을 만한 자원은 부족하다. 샌디에이고 선발진이 우완 일색임 감안하면 좌완 류현진이 제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이날 '오리올스에는 마이클 로렌젠과 류현진이 너무 잘 어울린다. 마이크 클레빈저와 리치 힐, 에릭 라우어도 메이저리그 계약을 할 수 있는 후보들'이라며 '파드리스, 트윈스, 파이어리츠도 선발투수를 찾고 있다. 류현진은 여전히 샌디에이고가 찾는 후보'라고 전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와 협상은 난항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디 애슬레틱은 이날 '좌완 선발이 부족한 파드리스는 그동안 베테랑 류현진과 협상을 벌여왔지만, 생애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돌아온 류현진에 대해 스캇 보라스는 디스카운트된 조건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즉 최근 보라스가 류현진을 놓고 샌디에이고와 얘기를 나눴지만,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받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결국 계약기간과 보장액에서 서로의 의견 차이가 컸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의 협상이 3월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그러나 디 애슬레틱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지난 14일 '류현진은 건강해 보이지만 부상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1년 계약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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