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잔해서 어떡해' 손흥민 "인생 중 가장 힘들었던 시간" 마음고생 고백... 토트넘 동료 덕에 힘낸다

박재호 기자 2024. 2. 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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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토트넘 복귀 인터뷰 중인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영상 갈무리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 /AFPBBNews=뉴스1
아시안컵에서 토트넘으로 돌아온 손흥민(32·토트넘)이 "힘든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토트넘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손흥민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으로 돌아와 행복하다.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시간은 중요했지만 힘들기도 했다"며 "토트넘 동료들이 따뜻하게 안아줬다. 이러한 환대는 엄청난 영예고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할 만한 한 주였다"며 마음고생을 한 사실을 털어놨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손흥민은 4강 탈락 후 약 한 달 만에 토트넘으로 돌아왔다. 64년 만에 우승을 도전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요르단과 4강전에서 0-2로 패한 뒤 손흥민은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사실상 마지막 아시안컵일 가능성이 높아 아쉬움은 더욱 짙었다.

하지만 토트넘으로 돌아와 쉴 틈이 없었다. 복귀하자마자 11일 브라이튼과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홈경기에서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로 후반 추가시간 브레넌 존슨은 결승골을 도와 2-1 승리를 이끌었다. 한 달 넘게 리그를 떠나있었어도 현재 12골(6도움)으로 득점 부문 4위를 달리고 있다.

전반전 선제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던 토트넘은 후반전 연속 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경기 막판 자로 잰듯한 땅볼 크로스로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도왔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짧은 출전시간에도 어시스트 1개를 비롯해 패스 성공률 92%(11/12), 기회 창출 2회, 큰 기회 창출 1회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상위권 평점인 7.0을 받았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토트넘 복귀 인터뷰 중인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영상 갈무리
손흥민은 당시를 떠올리며 "몸을 풀 때부터 모두가 박수를 쳤다. 엄청난 경험이었다. 집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고 환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토트넘 선수들 모두가 손흥민의 복귀를 반겼다고 털어놨다. 손흥민은 "몇 개월 동안 동료들과 함께하고 국가대표팀으로 향했다. 돌아오니 반갑게 반겨주며 절 안아줬다. 모두가 따뜻한 반응이었다. 선수뿐 아니라 코칭 스태프,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긍정적인 '쏘니'로 돌아온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현재 토트넘 선수들은 마치 한마음 한뜻으로 실망한 손흥민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14일 공식 채널을 통해 '우리의 캡틴'이라는 글과 함께 손흥민이 토트넘 훈련장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수비수 미키 반더벤이 손흥민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사진 안에 'You are my SON-shine'(너는 나의 햇살)이라는 글귀를 실었다.

또 최근 토트넘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손흥민이 구단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이를 본 사르가 다가가 살포시 안아준다. 반가움과 진심이 담긴 몸짓이다. 이어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사르의 몸을 치며 친근하게 장난을 친다. 손흥민은 동료들과 함께 실외 훈련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사르도 손흥민과 함께 대륙간컵을 치르고 돌아왔다. 사르는 세네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2024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했지만 코트디부아르와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손흥민보다 일찍 토트넘으로 돌아왔다. 대륙간컵에서 쓴맛을 본 사르가 손흥민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듯했다.

손흥민(왼쪽)을 안아주는 파페 사르. /사진=토트넘 공식 SNS 갈무리
손흥민(왼쪽)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미키 반더벤. /사진=토트넘 공식 SNS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이 아시안컵에 가있는 동안 토트넘은 공격수 티모 베르너와 센터백 라두 드라구신을 영입했다. 두 선수를 만났다는 손흥민은 "베르너와 드라구신과 모두 얘기했다. 독일어로도 소통이 가능하다. 베르너와 좋은 친구가 됐다. 드라구신을 처음 봤을 때 조금 무섭더라. 매우 크고 멋지다. 전사 같은 느낌이 든다"고 웃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기간에도 토트넘 경기를 모두 챙겨봤다. '팬의로서 토트넘 경기는 어땠나'는 질문에 "악몽 같았다"고 농담하며 웃었다. 이어 "모든 경기를 다 챙겨봤다. 페드로 포로가 골을 넣고 소리치는 장면도 기억난다. 경기를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힘들더라. 화면으로도 팬들의 함성이 느껴졌다. 호텔에서 경기를 보며 침착하려 애썼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눈에 띄었던 선수로 '신예' 브레넌 존슨을 꼽았다. 손흥민은 직전 브라이튼과 복귀전에서 존슨의 극장골을 도운 바 있다. 손흥민은 "존슨은 정말 환상적이다. 저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아직 어린 선수지만 비슷한 성향이고 같은 포지션에서 뛴다. 토트넘뿐 아니라 잉글랜드에서 엄청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페드로 포로(왼쪽)와 손흥민. /AFPBBNews=뉴스1
/사진=토트넘 공식 SNS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히샬리송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히샬리송은 손흥민이 아시안컵으로 가기 전 리그 5골에 불과했지만 손흥민이 없는 리그 5경기에서 4골을 몰아쳤다. 팀 득점이 손흥민에게 몰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그가 없는 사이 히샬리송이 팀 득점 2위로 당당히 올라서며 이제야 '몸값'을 하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돌아온 손흥민과 골 감각이 절정인 히샬리송의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

히샬리송은 리그 10골로 득점 부문 공동 7위에 올랐다. 황희찬(울버햄튼)과 같은 순위다. 득점 4위 손흥민(12골)과 격차는 2골 차, 선두 모하메드 살라(4골)와는 4골 차다. 지난 시즌 고작 리그 1골에 그쳤던 '먹튀'에서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

손흥민은 "골든 부츠 경쟁도 할 수 있다. 히샬리송은 브라질 9번 스트라이커다. 그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한동안 부진했지만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동료로서 모든 것을 돕겠다. 그도 득점왕에 오를 수 있다"고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감사하다. 엄청난 환대에 특히 감사하다. 팬들이 다시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삶인 끝날 때까지 잊지 못한 기억과 순간이다. 이번 시즌 특별한 일을 만들것으로 약속한다. 주말에 보자"고 인터뷰를 마쳤다.

제임스 매디슨(왼쪽)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등번호 7번). /AFPBBNews=뉴스1
제임스 매디슨(오른쪽)이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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