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교사 생활…“죽여버리겠다” 학생들 협박에 ‘방검복’ 입고 출근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4. 2. 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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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지속적인 살해 협박에 전북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방검복'까지 입고 출근하는 일이 발생했다.

전북교사노조는 성명을 통해 "해당 교사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며 6개월 이상의 병가를 권고하는 정신과 진단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학교장은 사안에 관련된 학생들의 분리 조치 및 교사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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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살해 협박에 교실에서 방검복을 입고 있는 교사 [사진 = 전북교사노조]
학생들의 지속적인 살해 협박에 전북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방검복’까지 입고 출근하는 일이 발생했다.

17일 전북교사노조에 전북 지역 한 고등학교에 근무 중인 A교사는 2022년부터 지금까지 제자들로부터 “죽여버리겠다”는 살해 협박에 시달려 왔다. 불성실한 수업태도 등을 지적했다는 게 폭언과 협박을 일삼은 이유였다.

가해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게 “A교사를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 “가족까지 찢어 죽인다”, “미성년자라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게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에 대한 조롱쯤으로 여겼던 A 교사는 협박이 여러 차례 반복되고 이후에 “칼로 목을 찌르면 한 번에 간다. 촉법이라 괜찮다” 등의 구체적인 방식까지 거론되자 사안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학생들이 A 교사에게 사과하고 싶어 한다는 이유로 ‘출석 정지’ 권고 조치에 그쳤다. 되레 일부 가해 학생과 보호자가 교보위 처분에 불복, 행정심판을 제기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A 교사는 병원으로부터 ‘정신적 충격으로 6개월 이상의 휴직을 권고한다’는 진단서를 받아 특별휴가와 병가를 학교 측에 신청했으나, 즉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학교 측으로부터 교권침해 학생들과의 분리 조치 등 2차 가해 예방을 위한 조치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A 교사는 지난해 9월 약 일주일간 방검복을 입고 학교에 출근했다. 학생들의 협박을 알아챈 아내가 사온 것이라고 한다. 그는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는 날이면 안전하다는 인증사진을 찍어 가족에게 보냈다.

A 교사는 현재 가해 학생 2명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가해 학생과 보호자들도 지난 1월 A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2년 전 A 교사가 흡연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머리를 들이밀며 반발하자 학교로 데려가기 위해 소매 등을 잡아 끈 것을 문제 삼아 폭행당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교사노조는 성명을 통해 “해당 교사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며 6개월 이상의 병가를 권고하는 정신과 진단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학교장은 사안에 관련된 학생들의 분리 조치 및 교사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해 학생 측이 2년 전에 있었던 훈육 과정을 근거로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며 “신고 내용이 대부분 허위 사실에 기초한 것으로 보아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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