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내 인생 가장 힘든 일주일...팬들이 날 행복하게 해"

토트넘 손흥민이 응원을 보내는 팬들에게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졸전 탈락에 선수단 내분 논란까지 불거진 가운데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아시안컵 이후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를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손흥민은 17일(한국시간) 토트넘 구단 채널인 ‘스퍼스플레이’ 인터뷰에서 아시안컵을 마치고 브라이턴전에 팬들 박수를 받으며 투입된 것을 떠올리며 “예상하지 못했는데 놀라웠다”며 “그런 환영을 받으면 집에 돌아온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7일 열린 아시안컵 4강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요르단에 0-2로 패한 뒤 곧바로 소속팀에 복귀했다. 이어 11일 브라이턴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으며 교체 투입됐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면서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손흥민은 조금 더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아시안컵 이후 여전히 아프고 괴로운 상태였기에 그랬던 것 같다”며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였으나 팬들이 나를 다시 행복하게, 힘이 나게 해줬다. 인생에서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순간일 것”이라고 말했다.

토트넘 훈련장에 돌아갔던 순간에 대해서도 되짚었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내가 필요로 했던 가장 큰 포옹을 해줬다”면서 “힘든 한 주였으나 선수들, 팬들, 스태프, 코치진 등 모두가 힘을 낼 수 있게 해줘 ‘긍정적인 쏘니’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한 뒤 미소를 지었다.

손흥민은 18일 0시 울버햄프턴과 EPL 25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황희찬과 ‘코리안 더비’가 기대되고 있다. 손흥민은 “응원과 환영에 감사하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토트넘에서 뛰는 한 팬들을 행복하게 웃을 수 있게 하고 싶고, 자랑스럽게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호주) 감독은 울버햄프턴과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표팀 관련 질문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다”며 “대한축구협회가 알아서 처리할 일”이라면서도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적극 지지했다. 그는 “내가 아는 건, 손흥민은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라며 “리더십은 옳지 않은 것을 느낄 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인데 손흥민에게서 그런 걸 봤다”고 평가했다.

이어 “손흥민이 늘 웃는 긍정적인 사람이라 사람들이 오해하곤 하는데 그는 뭔가 옳지 않다면 말할 것이다”며 “그런 행동은 때로 인기를 얻기 어렵고 비판받을 수도 있지만 리더로서 옳다고 생각하면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