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수요 줄고, EV 보조금 재편까지”…현대차·기아 올해 내수 시장 기대감↑

2024. 2. 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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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산차 판매량 전년比 5.9%↑, 수입차 4.7%↓
국산 럭셔리 브랜드 수요 증가…“수입차 소비층 흡수”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국산 브랜드 유리 평가
제네시스 G80 페이스리프트 모델 외관. 김지윤 기자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대 달성을 목전에 둔 현대자동차와 지난해 사상 최대 연간 판매 실적을 달성한 기아가 올해 내수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여파로 고급 모델 중심의 수입차 수요가 줄어들었고,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이 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국산 브랜드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편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신규등록 대수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하이브리드차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국산차와 수입차 브랜드 간 지난해 실적 희비는 엇갈렸다. 국산차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5.9% 늘었지만, 수입차는 4.7% 줄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3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신규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3.9% 늘어난 174만9000대다.

수입차의 경우 소비심리 위축과 전년도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대비 4.7% 줄어든 29만6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가 수입차 수요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AMA 역시 보고서에서 수입차 판매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국산 고급모델 수요 증가’를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브랜드별 수입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고급세단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에서 제네시스와 직접경쟁을 벌이는 독일계 브랜드의 판매량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독일계는 포르쉐(전년 대비 32.0%↑)를 제외한 주요 브랜드 판매량이 전년 대비 모두 뒷걸음질 치며 전년 대비 6.4% 줄어든 19만3000대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판매량은 국내외 모두 전년 대비 모두 상승곡선을 그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10.6% 늘어난 76만2077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같은 기간 4.6% 늘어난 56만3660대를 팔았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 수요 증가세가 뚜렷하다. 이 같은 변화는 세단부터 SU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춘 현대차와 기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최근 제네시스가 G80, GV80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잇달아 선보인 데 이어 하이브리드 개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메르세데스-벤츠, BMW 수요층을 흡수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한 대형 쇼핑몰 내 전기차 충전소의 모습 [연합]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도 현대차·기아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에 따르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속도가 빠른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밀도가 높고, 재활용 가치가 높아 환경 부담이 적은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확대된다.

또한, 환경부는 기존 전기차 보조금이 전액지원되는 차량가격 기준을 당초 5700만원 미만에서 올해 5500만원 미만으로 낮추고, 국제표준 운행기록 자기진단장치(OBD)를 단 전기차에 한해서만 지급되는 배터리 안전 보조금도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사실상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수입 전기차에 불리하고, 상대적으로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생산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한 국내 전기차에 유리하게 짜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중국 배터리업체 주력상품인 LFP 배터리와 비교해 국내업체가 주력하는 NCM 배터리의 재활용 가치가 크다고 평가된다. 업계는 배터리가 폐배터리가 됐을 때 재활용 가치를 가늠하는 ‘배터리환경계수’가 올해부터 도입될 경우 유불리가 극명하게 나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완성차 제조사 가운데 전동화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판매 중인 주요 전기차들이 경차 또는 중국형 전략형 모델 등 일부 전기차 모델을 제외하고 국내 배터리 3사가 생산하는 NCM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보조금 개편안이 양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업체 또는 특정 모델에 대한 개편안의 유불리 보다 중요한 것은 수년 뒤부터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질 중국산 폐배터리를 제대로 처리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라며 “자원순환성이 높은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노력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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