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들여오는 ‘바샤 커피’...‘꿈’을 파는 파리 매장에 가봤습니다 [김기정의 라이프스타일]
바샤 커피는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 국내 소개되고 있습니다. 우선 밝은 오랜지색과 금박을 입힌 화려한 포장이 에르메스 브랜드를 떠올리게 합니다.
제가 과거 바샤 커피를 처음 접한 곳은 ‘파리’였습니다. 파리 방돔 광장(Place Vendome)에 위치한 리츠 파리 호텔(Hotel Ritz Paris)에 위치한 바샤 커피 매장에서 입니다.
우선 리츠 파리 호텔이 어떤 곳이냐 하면요, 리츠 파리 호텔은 파리에서도 가장 화려한 호텔로 꼽힙니다. 1898년 설립된 이 호텔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스토리를 품고 있습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내가 죽어서 천국을 꿈꾸면 언제나 리츠 파리 호텔이 떠오른다”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호텔은 이외에도 쇼팽, 헤밍웨이, 피츠제랄드 등 다양한 이름의 ‘스위트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1박에 1000만원이 넘습니다. 그야말로 ‘꿈’을 파는 호텔입니다. 일반 객실은 1박에 350~700만원 수준입니다.
파리를 찾는 분들은 바샤 매장을 한 번 방문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저도 이번 파리 출장기간 잠깐 시간을 내서 다시 리츠 파리 호텔의 바샤 커피 매장을 찾아갔습니다. 롯데가 국내에 바샤를 들여온다고 해서요. 흐린 날씨에 비까지 부슬부슬 내려서 방돔 광장은 멜랑콜리하면서도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에 젖어 있었습니다.
바샤 커피 매장 바로 전에 프리미엄 티 브랜드인 ‘TWG’매장이 먼저 보입니다. TWG와 바샤 커피는 모두 싱가포르의 V3고메 그룹 소유 브랜드입니다. 국내에선 압구정역 안다즈 호텔 등에 TWG매장이 운영 중입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다 엘 바샤엔 바샤 커피 1호점이 있습니다. 다 엘 바샤는 1910년대 과거 파리의 살롱처럼 찰리 채플린, 윈스턴 처칠 등 유명 인사들이 모여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던 사교의 장이었다고 합니다. 다 엘 바샤의 주인은 커피 수집가로도 유명했고요. 2차세계대전으로 폐쇄되었다가 뮤지엄으로 2017년 오픈합니다.
모로코 마라케시는 1910년대 당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의 문화가 거쳐가는 곳이어서 다 엘 바샤는 복합문화적인 인테리어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과거 이 매장에서 블라인드로 원두 테이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너무 맛있길래 10만원(약 70유로)어치를 봉지에 담아 달라고 했다가 정말 한줌도 안되는 원두를 받아서 들고 당황한 적이 있었습니다. 봉지에는 ‘게이샤’ 원두라고 적혀 있기는 했습니다.
올해 하반기엔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도 4개층 규모로 바샤 커피 매장이 오픈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파리 올림픽을 맞아 파리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겠네요.
한국에서도 이미 다양한 형태로 바샤 커피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드립백 형태의 바샤 커피는 쿠팡에서도 팝니다.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으로도 팔았고 백화점 식품관에서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플래그십 매장이라고는 하지만 커피 공화국 한국에서 바샤 커피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초럭셔리로 가져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바샤 커피는 ‘감당할 수 있는 럭셔리’(affordable luxury) 카테고리에 들어갑니다. 소비자는 역사를 입힌 브랜드 스토리와 화려한 포장을 즐기며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업간거래(B2B)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바샤 커피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청담동에 들어설 바샤 커피 매장은 워낙 초고가 럭셔리 매장들이 위치한 곳이라 ‘롯데스럽지 않은 결정이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확히 뭐라고 꼬집지 못하지만 다소 ‘신세계스럽다’라는 정도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지난 1999년 IMF의 한파를 뚫고 스타벅스가 처음 이대 앞에 문을 열었을 때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판 게 아니고 ‘문화’를 팔았고 ‘공간’을 팔았습니다. 제가 2018년에 쓴 라이프스타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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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 커피는 국내 소비자에게 어떤 ‘꿈’을 제공할까요? 바샤 커피가 국내에서 어떤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을 짜고 소비자들과 소통할지 기대됩니다.
파리= 김기정 컨슈머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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