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같은 돈 날아간다”…주담대 금리 내려가는데 갈아타지도 못하는 중도금 대출
은행 간 경쟁 촉발…연 3%대까지 금리 낮아져
중도금 대출은 대환 불가…차주들 고금리 부담
금융위원장 “살펴보겠다” 했지만 여전히 ‘답보’
지난달부터 금융당국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에 주담대가 포함되면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신청액은 4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아파트 등 분양 시 받은 집단대출에 해당하는 주담대 성격의 중도금 대출은 갈아타기가 안 될 뿐더러 2022년 하반기 중 대출을 받은 차주 상당수는 연 6%가 넘는 금리를 현재도 부담하고 있어 이자부담까지 큰 상황이다.
청원인은 “중도금 대출은 건설사의 신용을 가지고 금리를 책정해 진행한다고 은행에서 이야기를 한다”며 “수분양자들은 청약을 당첨 받았다는 이유로 금융사별 금리 비교도 없이 건설사가 받은 대출의 이자를 고스란히 납부해야 한다”고 청원 배경을 밝혔다.
또 “중도금 대출은 집단대출이기에 금리인하 요구권도 사용할 수 없다”며 “최소한 납득할 만한 가산금리를 책정해 주고 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중도금 대출은 재건축이나 신규 분양 아파트에 입주하는 차주(대출을 받는 사람)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한 이들에게 은행 등 금융사가 일괄 실행하는 상품으로 건설사가 주선한다. 분양 사업의 안정성 여부, 건설사 신용도가 중도금 대출 금리에 크게 작용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승진이나 정규직 전환, 연봉, 신용점수 상승 등에 따른 금리인하 요구권 대상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해당 청원은 지난해 6월 15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서 논의됐다.
논의 자리에서 정무위 소속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다른 대출금리는 내려가는데 중도금 대출 금리만 안내려가는 문제가 있다”며 “중도금 대출 금리에 대해서도 대책이 있어야 될 같다”며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질의했다.
그러면서 “보통 입찰할 때 가장 낮게 (금리를) 제출하는 데를 (건설사가 대표 중도금대출 금융기관으로) 쓰는 걸로 이해하고 있다”며 “그 이후에 어떻게 되고 있는지, 그 다음에 정부가 정책적으로 노력하는 금리인하 노력과 이것이 어떤 관계에 있는 건지는 좀 더 살펴보겠다”고 김 위원장은 밝혔다.
강 의원은 관련 청원에 5만명이 동의했다며 “중도금 대출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살펴보겠다”고 답했지만, 결론적으로 논의 8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고금리를 감당하고 있는 중도금 대출 차주들이 기대할 수 있는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같은 지역의 분양 사업장인데 은행에 따라 서울 관악의 한 사업장의 경우 A은행은 2.57%포인트, B은행은 1.80%포인트 가산금리를 중도금 대출에 적용했다.
경기 화성 사업장에서는 은행 간의 가산금리 차이가 1%포인트 넘게 벌어진 곳도 확인됐다.
민 의원은 “은행이 편하게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며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금리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숫자 차제만 보면 민원이 많지 않아 보이지만 중도금 대출 민원은 집단대출 성격 때문이 다수의 민원이 1건의 민원으로 집계되기도 한다. 실제 민원은 이보다 더 많다는 얘기다.
가령 3000세대 분양 아파트 사업장에서 중도금 대출 민원을 3000세대 대표로 예비 입주자 대표가 대신 접수하면 3000세대 민원이 1건으로 접수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주담대와 전세대출 갈아타기가 서비스 개시 초기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대상 주택 유형을 늘리고 이용 편의성도 개선할 방침이지만 중도금 대출은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의 경우 지난 1월 9일 서비스 개시 후 이달 7일 누적 기준 총 2만3598명의 차주가 신규대출 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규모는 약 4조2000억원이다.
신청 차주 중 대출 갈아타기 모든 과정이 최종 완료된 차주는 총 5156명이며, 대출 이동 규모는 9777억원 수준이다.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탄 차주는 평균 약 1.55%포인트 금리 하락과 1인당 연간 기준 294만원의 대출이자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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