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 유지되는 온기…하동 칠불사 아자방의 신비
[생생 네트워크]
[앵커]
경남 하동군 지리산 칠불사에는 한 번 불을 때면 온기가 100일이나 지속되는 방이 있다고 하는데요.
한자인 '버금 아(亞)' 자를 닮아 '아자방'이라고 불리는 이 신비로운 곳을 정종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리산 자락에 있는 천년고찰 경남 하동 칠불사에는 신라 효공왕 때 담공선사가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아자방'이 있습니다.
높이가 다른 방 구조가 '버금아(亞)' 자를 닮았다고 해서 '아자방'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방은 천 년 넘게 스님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한 공간으로 쓰였습니다.
아자방에 불을 한번 지피면 100일 동안 온기가 유지됐다는 선조들의 기록도 있습니다.
<칠불사 공법스님> "아궁이가 굉장히 컸다고 그럽니다. 나무들이 서서히 타들어 가는 방식이고, 지금 온돌 구조가 불때는 아궁이에서 방바닥까지의 높이가 2m 이상됩니다. 돌이 굉장히 두꺼웠고, 굴뚝의 개폐장치를 통해 열을 가두고…돌과 흙과 불을 우리 선조들이 잘 다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자방은 처음 축조한 뒤 천년 넘게 원형을 유지해오다 광복 후 한국전쟁 무렵 소실돼 개보수를 거쳤습니다.
비록 지금은 축조 당시보다 온기가 오래가지는 않지만, 한겨울 스님들이 정진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김오남 / 관람객> "여기와서 잠깐 앉아 있어도 밖에 있는 찜질방처럼 온화하고 따뜻한 그런 온돌기운이 들어서 참 좋네요."
불교사와 건축사 연구에서 학술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 이 아자방 온돌은 지난해 12월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2015년부터 시작한 복원 공사가 최근 완료돼 칠불사는 지난 7일부터 아자방 내부를 일반에 공개합니다.
이번 공개는 오는 5월 부처님오신날까지 계속됩니다.
연합뉴스 정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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