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역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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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의 승리다."
2024년 2월14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수도 자카르타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 한가운데 섰다.
수비안토는 정반대 인물이다.
1970년 인도네시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수비안토는 독재자 수하르토의 둘째 사위가 돼 군부에서 승승장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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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눈]
“국민 모두의 승리다.”
2024년 2월14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수도 자카르타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 한가운데 섰다. 이날 치러진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그는 과반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적이다.
1998년 군사독재자 수하르토의 철권통치를 끝장낸 시민혁명 이후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민주화의 모범이었다. 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도 민주·개혁 진영의 압도적 지지 속에 2014년 집권해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수비안토는 정반대 인물이다.
1970년 인도네시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수비안토는 독재자 수하르토의 둘째 사위가 돼 군부에서 승승장구했다. 군 생활 내내 특전사에서 복무하며 정권 비호에 앞장섰다. 독재자의 몰락 뒤 군에서 불명예 제대한 그는 인권탄압 혐의로 미국 입국이 금지되기도 했다.
2014년과 2019년 대선에서 거푸 헛물켰던 수비안토가 마침내 웃을 수 있었던 건 정적이던 위도도 대통령의 지지 덕분이다. 수비안토는 위도도 정부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약속했다. 위도도 대통령의 아들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 수라카르타시장이 수비안토의 부통령 후보로 나섰다. 그의 출마를 위해 선거법상 40살이던 정·부통령 입후보 자격까지 바꿨다.
위도도 대통령도 집권 전 수라카르타시장을 지냈다. 그의 시장직을 물려받은 아들이 부통령이 됐다. 인도네시아 민주주의가 다시 기로에 섰다.
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사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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