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할 일 했을 뿐" 토트넘 감독 '대표팀 다툼'에 소신발언... 캡틴 SON 리더십 '의심 無'

박건도 기자 2024. 2. 1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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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포스테코글루(왼쪽) 감독이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
감독도 주장의 행동에 손을 들어줬다. 손흥민(32)을 향한 앙제 포스테코글루(59) 토트넘 홋스퍼 감독의 따듯한 위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7일(한국시간) 영국 'BBC' 등 복수 매체와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 국가대표팀에 불거진 '탁구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뗐다. 그는 "나도 그 사건을 알고 있다. 손흥민에게 당시 상황을 많이 묻지는 않았다"라며 "역시 손흥민은 손흥민이었다. 주장으로서 최전선에 설 수밖에 없었다. 그게 리더십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영국 매체 '더 선'은 손흥민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망)의 불화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도 인정했다. 소식에 따르면 이강인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이 탁구 게임을 위해 저녁을 일찍 먹고 나갔고, 이를 제지하던 손흥민과 다툼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 탈구를 당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더십은 인기를 얻고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걸 발견했을 때, 단체를 위해 행동해야 한다. 손흥민에게서 그런 모습을 봤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당시 사건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 요르단과 경기 전날에 일어났다. KFA 관계자에 따르면 메이저 대회가 많이 남지 않은 손흥민은 대회 우승을 위해 평소보다도 더 팀 내 결속을 다지려 애썼다. 이 과정에서 비교적 어린 선수들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때로 손흥민을 오해하는 사람이 있더라. 항상 긍정적인 사람으로 비추어져서 그런 것 같다. 그를 볼 때마다 웃고, 모두가 그에게 진정한 애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항상 승리를 원하는 선수다"라며 "그는 규율이 무너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토트넘에서도 그렇게 행동한다. 옳지 않은 행동을 보면, 직접 말할 수 있는 주장이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왼쪽)을 안아주는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AFPBBNews=뉴스1
포스테코글루(오른쪽) 감독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주장으로서 마땅한 행동을 했다고 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때때로 주장은 인기가 없는 일도 해야 한다. 때때로 선수단과 코치, 클럽과 마찰을 빚을 때도 있지만, 주장으로서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강력히 행동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평소 손흥민의 생활에 엄지를 치켜세웠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손흥민이 없는 자리에서도 그랬다. 이번 한국 국가대표팀 내 다툼 사건에서도 손흥민의 행동은 필수적이었다는 주장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팀을 유지하기 위해 규율이 있다. 리더십에 대한 높은 기준이 있는 리그다. 최고의 리더는 사람들에게서 존중받는다. 주장은 존재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라고 했다.

토트넘은 18일 오전 0시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맞붙는다. 손흥민과 황희찬(27)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 '비인 스포츠'는 손흥민의 선발 복귀를 예상했다. 토트넘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4위다. 24경기 승점 47로 5위 아스톤 빌라(24경기 46점)에 바짝 쫓기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 주전 풀백들은 출전할 수 없을 듯하다. 페드로 포로(25)와 데스티니 우도기(22)는 각각 근육과 무릎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핵심 미드필더 이브 비수마(26)는 선발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비수마는 한때 퇴장 징계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비수마는 시즌 도중 약간의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다"라며 "그의 플레이 방식은 토트넘에 적합하다. 정말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뛸 준비가 되었다. 일주일 동안 훈련도 잘 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26), 지오바니 로 셀소(27), 올리버 스킵(23),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29)도 기대된다"라고 알렸다.

11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경기에서 소리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아시안컵이 끝난 뒤 한국 국가대표팀은 큰 홍역을 치렀다. 요르단과 4강 경기 졸전, 선수단 규율 문제, 외유 논란 등에 휩싸인 클린스만은 부임 1년이 채 안 돼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서 경질됐다. 정몽규(63) KFA 회장은 고개를 숙였다. 오는 3월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전 차기 감독을 빠르게 앉힐 것이라 다짐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직후 토트넘에 복귀했다. 첫 경기에서부터 환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토트넘은 지난 11일 홈에서 열린 24라운드 경기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후반전 교체 출전해 브레넌 존슨(21)의 결승골을 도우며 빛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돌아온 주장에 극찬을 남겼다. 그는 '풋볼 런던'을 통해 "손흥민은 월드클래스다. 세계에서 가장 힘든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이 증명한다. 팀의 상황과 관계없이 그는 득점 상위권에 있었다"라고 칭찬했다.

한국 대표팀과 확 다른 경기력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잘 알고 있었다. 이를 의식한 듯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만 손흥민이 속한 국가가 그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 손흥민의 능력은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통계로 봐도 손흥민의 맹활약은 인정할 만했다. 브라이튼전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브라이튼전 후반 17분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같이 교체 투입된 존슨과 결승골을 합작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도움 1개를 비롯해 패스 성공률 92%(11/12), 기회 창출 2회, 큰 기회 창출 1회 등을 기록했다. 평점 7.0으로 호평받았다.

손흥민(오른쪽)과 이강인. /사진제공=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7일 요르단과 아시안컵 4강 경기 후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3~2024시즌 시작 전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후 줄곧 손흥민을 믿고 있다. 심지어 손흥민에게 토트넘 사상 첫 비유럽인 주장까지 맡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국가대표팀, 일본 J리그 등 아시아 무대가 익숙하다. 시즌 초 인터뷰에서 "아시아에서 손흥민의 위상을 잘 알고 있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브라이튼전에서도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우고 싶었다. 주장을 위한 배려였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에서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승부차기 키커로도 나섰다. 호주와 경기에서는 후반 막바지 페널티킥을 얻었고, 연장 전반전 직접 프리킥을 꽂아 넣었다. 초강행군이었다. 6경기에서 무려 600분을 넘게 뛴 셈이었다.

요르단과 준결승 경기 후 바닥에 앉아 아쉬워하는 손흥민. /사진제공=뉴스1
경기 후 조규성(왼쪽)을 위로하는 이강인. /사진제공=뉴스1
클린스만의 패착이었다. 조별리그 1승 1무를 거두고도 말레이시아전에 주전 선수를 대거 내세웠다. 손흥민도 경기를 뛴 건 마찬가지였다. 몇 수 아래의 상대에 베스트 11을 죄다 꺼냈다. 와중에 결과까지 못 챙겼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말레이시아에 3-3으로 비기는 졸전을 펼쳤다.

손흥민의 첫 경기 교체 출전 이유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로 넣고 싶었다. 만약 토트넘이 절박한 상황이었다면 스타팅에 포함됐을 것"이라며 "손흥민의 피로도가 걱정됐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한 이유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에서 두 번의 연장전을 뛰었다. 요르단전에서도 꽤 지칠 만했다"라고 분석했다.

존슨의 득점 당시 손흥민은 예리한 크로스로 브라이튼의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브라이튼 선수들은 손흥민의 빠른 크로스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존슨은 빠르게 쇄도하더니 오른발로 툭 밀어 넣으며 토트넘에 결승골을 안겼다. 높은 수준의 득점이라는 게 감독의 분석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간단해 보일지 모르지만, 쏘니(손흥민)의 능력은 확실히 뛰어났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올바른 선택을 내린다. 다른 선수라면 그렇게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손흥민의 도움을 극찬했다.

손흥민이 브라이튼전 로드리고 벤탄쿠르(오른쪽)를 대신해 교체 투입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브라이튼전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브레넌 존슨.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후반전 토트넘은 동점골을 기록했다. 후반 15분 사르가 클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뒤 문전으로 쇄도했다. 크로스를 시도한 것이 상대 수비와 골대를 맞고 나왔다. 사르가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행운이 따른 득점이었다.

토트넘은 한 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방 라인을 싹 바꿨다. 베르너와 클루셉스키가 벤치로 들어왔다. 손흥민과 존슨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벤탄쿠르 대신 이브 비수마가 투입됐다.

경기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토트넘 선수들은 유기적으로 공을 돌렸다. 손흥민은 정확한 패스로 측면 침투하는 존슨을 찾았다.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에게 힘없이 흘러갔다.

앙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브라이튼전 승리 후 활짝 웃는 페드로 포로.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경기 막바지까지 몰아치던 토트넘은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전 종료 직전 존슨이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브라이튼의 골문 상단을 갈랐다. 손흥민이 만든 골이나 다름없었다. 손흥민은 빠른 쇄도로 브라이튼 측면을 허물었고, 정확한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존슨이 발만 갖다 대면 득점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토트넘은 2-1 역전승을 거두며 4위를 탈환했다.

아시안컵 차출 전 손흥민은 이미 12골을 몰아치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6번째 도움까지 기록하며 2020~2021시즌 이후 세 시즌 만에 10-10(골-도움)을 바라볼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손흥민은 당시 17골 10도움을 올리며 득점과 도움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을 올렸다.

토트넘은 시즌 후반기 프리미어리그만을 남겨두고 있다. 손흥민이 없을 때 토트넘은 맨시티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경기에서 졌다. 18일에는 황희찬과 맞대결이 유력하다. 토트넘은 홈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만난다.

한편 대표팀 내 불화에 대해서 KFA는 추가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 밝혔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발표 당시에도 "새로운 감독과 상의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토트넘 선수단.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손흥민의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존슨.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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