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의문사…대선 앞둔 러시아 여론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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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반정부 운동을 펼쳐왔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혹독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사망하자 러시아가 술렁이고 있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16일(현지 시각)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은 '억측'을 자제하라고 요구하거나 아예 나발니 사망을 언급조차 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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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추모 분위기…“대선 투표 용지에 나발니 이름 적자”
정부 비판 목소리 커지자 차단 안간힘…“불법 시위 참여 말라”
(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러시아의 반정부 운동을 펼쳐왔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혹독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사망하자 러시아가 술렁이고 있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16일(현지 시각)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의 응급조치에도 사망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나발니 사인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
러시아 내 야권 인사들과 나발니 지지자들은 그의 사망에 의문을 던지면서 크렘린궁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발니의 어머니인 류드밀라 이바노브나 나발나야는 지난 12일 교도소 방문 당시 아들이 건강하고 활기 있었다고 러시아에서 차단된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에 밝혔다.
나발니의 측근이자 나발니가 설립한 '나발니본부' 대표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당국의 발표를 믿지 못한다"면서 "이게 사실이라면 '나발니가 죽었다'가 아니라 '푸틴이 그를 죽였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학자 예카테리나 슐만도 나발니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건강했다면서 그의 사망이 "살인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 재벌 출신 반정부 인사인 미하일 호도르콥스키는 "공식적인 이유와 상관없이 그의 독살을 처음 승인하고 그를 투옥한 푸틴이 그의 이른 사망에 개인적인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2020년 8월 나발니가 국내선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으로 쓰러졌을 때 나온 '크렘린궁 배후설'을 다시 거론한 것이다. 그러면서 러시아 대통령 선거일인 다음달 15~17일 투표장에 가서 나발니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적자고 제안했다.
이번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이 거부된 야권 인사 보리스 나데즈딘은 "나발니는 러시아에서 가장 재능 있고 용기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애도를 전했다.
"사고는 일어날 수 있는 일" 추모 분위기 차단 안간힘
반면 러시아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은 '억측'을 자제하라고 요구하거나 아예 나발니 사망을 언급조차 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법의학적 자료가 없는 상태인데도 서방은 이미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부의장은 "러시아는 어떤 식으로든 나발니의 건강을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사고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고 여러 의혹을 차단했다.
나발니 사망에 러시아 내에선 온라인을 중심으로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텔레그램에서는 노보시비르스크와 카잔 등의 정치 탄압 희생자 기념비 주위에 나발니를 추모하는 꽃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도 옛소련 탄압 희생자를 기리는 솔로베츠키 기념비와 2015년 반정부 인사 보리스 넴초프가 괴한의 총격으로 숨진 크렘린궁 인근 다리에 장미꽃들이 놓이고 있다는 텔레그램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스크바 검찰은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에 참여하라는 요청이 온라인에서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법에 따라 행정 당국과 조율되지 않았다는 점을 유의하라"고 불법 시위에 관여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등 러시아 관영 통신사들은 홈페이지에서 나발니 사망 관련 소식을 주요 기사로 드러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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