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감염증 26배 급증… 소아청소년과 등 인천지역 병원 ‘북적’
“코로나19가 끝나니, 이제는 호흡기 감염증이 말썽이네요….”
16일 오전 9시께 인천 미추홀구 한 병원 소아청소년과. 평일 오전임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 대기 중이다.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이 연신 기침을 하며 괴로워 한다.
4세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차경진씨(37)는 “요즘 호흡기 감염증이 유행이라더니, 우리 애가 걸려 치료하러 왔다”며 “어린이집도 보내지 못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인천지역 영유아를 중심으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호흡기 감염증이 확산해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가 끝나 마스크 해제 등 개인방역이 무뎌진 탓이다.
이날 질병관리청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RSV 입원환자 수는 지난 2021년 47명에서 2022년 688명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1천240명으로 늘었다. 불과 2년 사이에 26배 증가한 셈이다.
RSV는 일반적으로 재채기, 코막힘, 콧물, 인후통, 발열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급성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다. 잠복기는 2~8일로, 주로 5세 미만 아동에게 감염이 많이 이뤄지며 밀접접촉자에 의한 비말로 전파한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입원환자 수도 지난 2021년 114명, 2022년 182명, 지난해 617명, 올해 2월3일 기준 152명으로 늘었다. 2021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발열, 오한, 두통, 인후통, 이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잠복기는 12~14일이다. 5~12세의 아동에서 감염이 이뤄지며 이 또한 비말 전파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호흡기 매개 감염병 증가는 마스크 해제 등 개인방역이 소홀한 탓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태어난 영유아들은 방역 강화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이들 사이에서는 감염증 확산세가 크다고 설명한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이영일 VIC365소아과 원장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호흡기 감염증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RSV는 전염력이 강해 설 연휴 직후 감염환자가 대폭 늘어나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는 마스크 착용이나 공동생활을 자제하는 등 개인 방역 위주의 철저한 관리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군·구 산후조리원 등을 중심으로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방역 체계를 점검 중이다. 또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가고 외부 활동을 멈춰 추가 확산을 막는 예방 수칙 등을 홍보한다.
특히 설 연휴 시민들 이동량 증가로 집단 감염병 확산을 우려, 오는 18일까지 설 연휴 비상방역체계를 24시간 가동해 감염 확산 등을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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