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환생’ 라파우 블레하츠 7년 만에 내한 독주회
이강은 2024. 2. 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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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쇼팽(1810∼1849)의 조국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5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쇼팽의 환생'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스타 탄생으로 기억된다.
폴란드 출신으론 1975년 제9회 대회에서 최연소(18세) 우승을 차지한 크리스티안 짐머만(68) 이후 30년 만에 우승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39)가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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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쇼팽(1810∼1849)의 조국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5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쇼팽의 환생’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스타 탄생으로 기억된다. 폴란드 출신으론 1975년 제9회 대회에서 최연소(18세) 우승을 차지한 크리스티안 짐머만(68) 이후 30년 만에 우승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39)가 주인공이다. 외모마저 쇼팽을 닮아 화제가 된 블레하츠는 당시 20세 나이로 세계 최고 권위의 피아노 콩쿠르 우승과 함께 마주르카·폴로네이즈·피아노협주곡·소나타 4개 부문 최고연주상(특별상)을 휩쓸며 이 경연대회 역사상 최초로 5관왕에 올랐다. 지금은 피아노의 전설 중 한 명이 되고 ‘쇼팽 음악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짐머만도 갖지 못한 기록이다.
당시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이었던 피아니스트 피오트르 팔레치니는 “블레하츠는 다른 파이널리스트(결선 진출자)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원이 다르게 뛰어났기에, 그 누구에게도 2위를 수여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2005년 쇼팽 콩쿠르 2위는 수상자가 없었고, 임동민·임동혁 형제가 공동 3위였다. 10년 지난 2015년 제17회 쇼팽 콩쿠르에서 조성진(30)이 한국인 최초 1위의 영예를 안았다.
5살 때 음악을 시작한 블레하츠는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립 음악학교를 거쳐 비드고슈치 국립음악원에서 카타지나 포포바-지드론을 사사했다.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전 세계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바쁜 연주 일정을 소화하던 그는 2016년 잠시 한숨을 돌리며 철학 공부에 매진하기도 했다. 그해 폴란드 토룬의 코페르니쿠스 대학에서 음악 철학 박사 학위를 받는 등 연구활동을 병행한 그의 음악 세계는 더욱 깊어지고 풍요로워졌다. 이듬해(2017년) 블레하츠의 첫 내한 독주회는 당연히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가 7년 만에 두 번째 내한 독주회로 돌아온다.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쇼팽 등 그의 음악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들려준다. 쇼팽 음악의 집약체와 같은 1부에선 야상곡과 함께 폴란드 리듬을 가장 잘 보여주는 폴란드의 춤곡 마주르카와 폴로네이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2부에서는 쇼팽 콩쿠르 이후, 그가 연구한 작곡가들의 작품들이 연주된다. 투명한 색채로 표현하는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정제된 음색의 모차르트 소나타, 폴란드의 피아니스트들과 떼어놓을 수 없는 시마노프스키의 음악을 연주한다.
세계적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DG) 전속(레코딩 아티스트)이기도 한 그는 데뷔 음반 ‘쇼팽 프렐류드’로 독일 에코클래식상과 프랑스 디아파종상을 차지했다.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와 쇼팽 피아노 협주곡(1·2번)을 녹음한 음반은 독일 음반 비평가상을 받았다. 2012년 발매한 드뷔시·시마노프스키 음반은 영국 음반 전문지 그라모폰으로부터 ‘이달의 음반’으로 선정됐다. 2014년엔 권위 있는 ‘길모어 아티스트상’을 받기도 했다. 이 상은 4년마다 연령이나 국적에 관계없이 뛰어난 콘서트 피아니스트에게 준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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