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스살포 등 연이은 죽음”…하남동물보호소 무슨일이[댕냥구조대]

박지애 2024. 2. 1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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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동물보호센터 실태]
입양률 높았던 하남동물보호소
2023년 11월 위탁업체 변경 후 자원봉사 제한 등
“희석 농도 짙은 락스 뿌리고
치료 방치로 앞다리 절단위기까지"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안락사 없이 입양률이 가장 높았던 하남동물보호소에서 위탁업체가 바뀌고 연이어 동물들이 급사하고 입소·유실 등록 등의 오류가 지속 발생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하남동물보호소는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SNS를 통해 모금활동을 벌여 아픈 동물을 치료하고 입양 홍보에 적극 나서며 안락사 없이 입양률이 높은 동물보호소였지만, 위탁업체 변경 후 자원봉사자들 출입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며 관리 부실 등의 의혹을 키우고 있다.

치료가 필요한 상태의 하남동물보호소 입소견. 결국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렀다. (사진=제보자)
◇‘소속팀으로 일하라’ 거절하니 “봉사 제한”

17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해보면 하남동물보호소는 지난해 11월 재단법인 안스로 위탁업체를 변경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12일 안스는 기존 자원봉사자들을 상대로 면담을 실시했다. 안스는 ‘단체를 설립해 모금이나 자원봉사를 위한 정식 계약을 맺거나 안스 소속 홍보팀으로 활동하라’는 제안을 했다.

이에 자원봉사자들 일부는 “단체를 설립해 모금 활동을 이어갈 경우 개들 치료비 등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했지만 안스를 이를 거절했다. 다수의 자원봉사자들은 ‘겸직 불가한 직장인들이 다수라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고 이후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출입이 제한됐다.

면담에 참여한 하남동물보호소 자원봉사자는 “제안들을 거절한 후엔 봉사 신청을 무시하거나 카카오톡을 차단하고 봉사가 다 찼다며 거절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펌프교체, 직원 교육이나 전염병 파보 등의 이유로 차일 피일 출입을 미루고 봉사를 하게 해도 동물들을 볼 수 없는 곳의 청소 등을 하게 시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스 측은 “자원봉사자는 계속 와서 봉사를 했고, 시에서 전달한 요건에 맞게 했다”며 “파보 전염병이 돌고 다른 봉사자들이 많이 오는 바람에 제한을 했다”고 말했다.

하남동물보호소 관리 상태. (사진=제보자)
자원봉사자들은 다른 봉사자들이 방문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외부 봉사단체 봉사자에게 ‘안스 소속 봉사팀’이라고 속일 것을 요구했으며 ‘CCTV가 없으니 봉사자 명부를 거짓으로 써라’ 지시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안스의 주장에 반박했다.

특히 안스는 별도의 SNS 계정을 만들어 ‘자원 봉사자들이 이전 위탁업체에 돈을 받고 봉사했다’고 게재했고, 이와 관련 자원봉사자들은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남동물보호소 자원봉사자들은 SNS 계정을 통해 아픈 개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입양을 위한 홍보를 적극 벌여와 안락사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강아지에 락스 분무?…“연이은 의문점들”

자원봉사자들 출입이 상당 부분 제한되고 이전에는 없던 연이은 동물 폐사 사건이 발생했다.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동물보호소의 관리 상태 역시 배변이 그대로인 철장에 갇혀 있는 등 육안으로 살펴봐도 상당히 열악했다. 특히 입소하지 않은 강아지를 입양 공고에 올리고 유실견 공고를 누락하는 등이 문제가 연이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남동물보호소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결국 죽음에 이르른 개의 모습.(사진=제보자)
우선 지난해 12월 보호소 내에선 파보 전염병이 발생했고, 처음 감염이 발생한 강아지에 대해 신경반응도 없는 상황까지 감염 여부를 판단하지 못해 별도의 치료 없이 죽음에 이르렀다.

죽은 개들은 등록이 안 돼 있어 이름이나 성별 등을 기본적인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병원과 봉사자들 전언에 따르면 안스 대표는 죽은 개들에 대해 “폐기물 처리를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죽은 개들은 봉사자들에 의해 장례가 치러졌다.

자원봉사자들은 “모금을 통해 상태가 심각한 아이들을 치료하려 했지만 이 마저도 구조, 입양을 하지 않으면 병원에 데려갈 수 없다며 결국 아픈 개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안스는 파보를 소독하기 위해 일정 비율로 희석되지 않은 락스를 강아지들에게 분무했다. 당시 견사는 환기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자원봉사자는 “이로 인해 아이들 기관지와 폐에서 출혈이 생기고 2차 피해가 발생했다”며 “파보 전염병에 대해 인지한 이후에도 키트 검사도 시행하지 않는 등 전염병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전혀 하지 않아 추가적으로 9마리가 파보에 감염됐다”고 말했다.

죽기 직전 개들의 상태를 살펴 본 한 봉사자는 “복수가 차 걷지도 못하는 등 보호소에서 점점 상태가 위독해졌으나 진통제 몇알 먹인 것 외에 아무런 처치를 해주지 않았다”며 “죽은 개들 외에도 치료를 못 받는 개들의 경우 현재 상태가 점점 나빠져 앞다리가 마비되어 절단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남동물보호소 이전 위탁업체의 경우 아픈 개들에겐 후원자를 구해 치료를 해 완치 된 후 입양을 진행해왔다.

입소하지 않은 강아지에 대해 입양공고가 올라와 있는 모습(사진=제보자)
특히 새로 지정된 위탁업체의 경우 입소하지 않은 개들이 입양 공고에 올라오고, 유실된 개에 대해선 제대로 보고를 안하는 등의 실수가 연이어 발생됐다. 동물보호소에 동물이 입소할 경우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마리당 15만원~25만원의 지원금이 나오게 된다.

또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동물보호소의 관리 상태 역시 배변이 그대로인 철장에 갇혀 있는 등 육안으로 살펴봐도 상당히 열악했다.

◇지자체 동물보호 ‘위탁업체 취소’ 가능한가

일련의 제기된 문제들와 관련해 하남시는 해당 위탁업체에 대해 조사를 마치고 시정조치를 내린 상태다. 더 나아가 발견된 규정 위반 등을 토대로 계약 취소가 가능한지 법률 자문을 구해 놓은 상태다.

하남시 관계자는 “현재 조사를 마친 상태로 조사 이후 과정을 진행하고 있고 문제가 된 점도 아닌 점도 있었다”며 “특히 문제가 된 점들을 토대로 계약해지 사항이 되는지 법률 자문을 넣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스 측은 “시청의 시정조치에 대해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반박해 놓은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동물보호소 위탁업체가 준수 사항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법률 외에 각 지자체별 동물보호 조례를 별도로 지정하고 있어 개별적 상황에 따라 판단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이혜윤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운영 이사(법무법인 영 파트너 변호사)는 “지자체는 동물보호센터를 기관이나 단체에 위탁할 수는 있는데, 개별 기관이나 단체라 하더라도 법 제20조 및 시행규칙 별표 4의 기준을 적합한 곳을 지정할 의무가 있다”며 “또 그 위탁 운영하는 업체가 시행규칙 제16조, 제20조의 준수사항을 준수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의무도 있으며 이 준수사항을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지애 (pj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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