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 옷 입은 통일부 장관… 방청석에서 박수 터졌다

김태훈 2024. 2. 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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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1층 이병형홀.

진행자의 소개를 받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단상에 올라가는 동안 그의 옷차림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김 장관이 그 기회를 활용해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촉구하고자 만든 통일부 상징물 홍보에 직접 나선 것이다.

국내 탈북민이 3만4000여명이라고 소개한 김 장관은 "그(3만4000여명의) 10배 이상이 탈북 도중 희생을 당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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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잊지 말자는 의미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자국민 보호"

“오늘 장관님의 의상에 주목해 주시길 바랍니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1층 이병형홀. 진행자의 소개를 받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단상에 올라가는 동안 그의 옷차림이 눈길을 끌었다. 중년 남성 하면 으레 떠올리게 되는 넥타이와 양복 상의 대신 스웨터를 입었기 때문이다. 따뜻해 보이는 남색 스웨터 위에는 세 송이 물망초가 그려져 있었다.

16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용산특강’에 강연자로 나선 김영호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행사 진행자인 통일부 이영아 아나운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장관의 스웨터, 그리고 이 아나운서가 입은 치마에 그려진 세 송이 물망초는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아 만든 통일부 상징물이다. 연합뉴스
김 장관은 이날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용산특강’ 강연자 자격으로 연단에 섰다. 기념관을 운영하는 전쟁기념사업회(회장 백승주)가 매월 1회 개최하는 용산특강은 이번에 특별히 김 장관을 초청해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그런데 김 장관이 그 기회를 활용해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촉구하고자 만든 통일부 상징물 홍보에 직접 나선 것이다.

김 장관이 입은 스웨터에 새겨진 세 송이 물망초는 각각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를 상징한다.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물망초의 꽃말처럼 갖은 고초와 역경 속에서도 그들이 살아서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과 희망이 담겼다. 앞서 얼킨(ULKIN)은 서울시 ‘2024 F/W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이 상징물을 모티프로 제작한 의상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런웨이쇼 당시 해당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피날레를 장식하며 대중의 시선을 붙들었다.

김 장관은 용산특강에 참여한 청중 170여명을 상대로 자신이 입은 물망초 의상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다.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를 언급하며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자국민 보호”라고 말했다. 이에 청중은 힘찬 박수로 김 장관에게 격려를 보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16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용산특강’에서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 장관이 입은 스웨터에 그려진 세 송이 물망초는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아 만든 통일부 상징물이다. 뉴스1
지난해 김 장관 취임 후 통일부는 장관 직속으로 ‘납북자대책팀’을 꾸렸다.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는 이산가족과 더불어 대표적인 남북 인도주의 문제이지만 그간 주목을 받진 못했다. 김 장관은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의 ‘잊혀지지 않을 권리’를 기억하고 그 송환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날 강연에서 김 장관은 최근 통일부가 공개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 보고서’를 토대로 북한 주민들의 민생 현실과 변화상을 상세히 들려줬다. 그는 “김정은 집권 이후 생산된 농산물의 70% 이상이 당과 군에 귀속되고 있으며,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과다지출로 민생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에 대한 부정적 인식 증가 등 북한 주민들의 인식 또한 점차 변화하고 있다”며 ”사회 전반에 걸쳐 당국의 감시와 통제가 강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탈북민이 3만4000여명이라고 소개한 김 장관은 “그(3만4000여명의) 10배 이상이 탈북 도중 희생을 당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탈북 도중 희생된 북한 주민을 기리는 탑을 세우고 공원도 조성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강연 후반부는 ‘북한의 군사력 현황과 우리의 대응 방안’이란 주제 아래 토크콘서트 형태로 진행됐다. 북한 군대에서 14년간 복무한 경험이 있는 탈북민 강진 숭의동지회 회장이 출연해 김 장관과 대담을 나눴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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