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니 A7S Ⅲ 예약해라” 카메라 렌탈업체 겨냥해 수천만원대 카메라 빌린 뒤 잠수...경찰 수사

김도연 기자 2024. 2. 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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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대여업체에서 수백만원짜리 카메라들을 1~2일 대여한 뒤 반납일 이후 잠적하는 식으로 2억여 원이 넘는 피해를 입힌 사기 조직이 경찰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들 사기 조직은 텔레그램 등으로 20대 청년 수거책 아르바이트를 모집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트로마트 소니 카메라 렌털 매장. 기사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인터넷 캡처

서울 마포구 인근의 카메라 대여점에서 일하는 지모(32)씨는 지난해 10월부터 렌탈 사기 조직들에 의해 2억4000여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지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신규 고객이 늘더니 지금까지 총 26명이 ‘카메라를 분실했다’며 반납일 이후 연락을 끊었다”며 “하루 이틀 대여비인 3만~10만원 정도만 받고 150만~200만원짜리 카메라를 잃게 된 꼴”이라고 말했다. 지씨가 잃은 카메라들 중 최고가로는 1900만원짜리 촬영용 전문 카메라도 있었다.

이후 지씨는 범인을 잡기 위해 대여자들에게 연락했다. 대여자 윤모씨는 지씨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일당 30만원 이상 고액 알바라고 해서 지원했다. 렌탈업체에서 카메라를 빌려 총책에게 전달하는 게 업무였다”라고 했다. 이같은 범행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윤씨와 같은 카메라 수거책은 대부분 청년들이고 2004년생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는 또 다른 대여자의 제보를 받아 총책이라고 불리는 A씨에게 아르바이트 지원자인 것처럼 접근했다. 이 과정에서 ‘장 실장’이라는 총책 A씨는 지씨에게 “신분증 사진을 보내달라”며 신분 인증을 요구했다. 이후 A씨는 “카메라 대여 사이트에 회원가입하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보내라””소니 A7S Ⅲ, 소니 a7r3 중에 고민된다고 말하고 a7r3로 예약해둬라“”안 된다고 하면, 강남점에 확인해봐라” 등의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는 지난달 26일 마포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총책과 대여자 윤모씨를 비롯해 20여명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씨는 “신규 고객인데 최신형 카메라나 렌즈만 빌리고 메모리카드 등 필수 아이템을 빌려가지 않는 이들은 의심부터 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지난달 초 카메라 렌탈 업체 차린 김모(35)씨 역시 “개업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대여 후 잠수를 탄 고객이 2명이나 됐다”며 “이전에 다른 업체에서 일할 때는 3년 동안 11건 정도밖에 일어나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 너무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 대여자는 지난 23일쯤 300만원짜리 최신형 카메라와 100만원짜리 렌즈를 빌려가서는 지금까지 연락이 되지 않아 조만간 고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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