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벗었던 여전사들, 근육 키우고 갑옷 입는다…게임서 부는 새바람
콘텐츠업계 '정치적 올바름' 추세 속 게임도 예외 아냐
여성성 강조한 과거 캐릭터 디자인 대신 '여전사'가 대세
게임까지 정치화되는 데 대한 반발로 과거 디자인 고수하는 게임이 각광 받기도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그동안 '미녀 주인공'을 앞세우던 디즈니 만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영화들은 이 같은 흐름의 선두에 서 있다. 통상 '예쁘다' '아름답다'고 칭해지던 외모의 주인공들 대신, 좀 더 현실적인 외모를 지닌 주인공들을 잇따라 채용하고 있다. '인어공주'를 필두로 한 디즈니 IP(지식재산권)에 등장하는 공주 라인업들이 전부 다 변화하고 있는 게 그 방증이다.
그래서 이들은 '못생긴' 캐릭터들이 대세를 형성하는 최근의 게임들에 대해 아쉬움을 쏟아내고 있다. 게임 개발자들이 유저들의 '재미 추구'와 달리,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고 계몽하는 식으로 변했다는 반발도 이어진다. 여성성을 강조하는 일부 게임에 대해 "20년 전 디자인 같다"는 비판이 나오면 "20년 전? 게임이 순수한 재미만을 추구하던 그 때?"라며 맞받아치는 식으로 대응한다.
시프트업을 만든 김형태 대표는 게임 원화 아티스트 출신이다. 엔씨소프트에서 블레이드앤소울 작화를 맡을 때부터 여성 캐릭터의 허벅지 굵기와 다리 길이를 과장하는 듯한 화풍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일부 팬들은 김형태 대표를 '엉덩이 매니아'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텔라블레이드는 요즘 게임 중에는 보기 드물게 실사형 캐릭터에 여성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해외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스텔라블레이드를 두고 "비현실적 몸매를 강조하는 케케 묵은 게임"이라는 비판이 먼저 나왔다. 이에 반발하는 상당수 게이머들은 "일부 여성들은 미디어에 자신보다 예쁜 캐릭터가 나오면 참질 못한다"며 받아치고, 시프트업을 '반PC의 상징' '참된 게임사'라며 치켜세우고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종의 '역편향'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여성성을 강조한 캐릭터들에 질린 소비자의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성성에 열광하는 또 다른 수요를 지나치게 무시하고 외면해온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억눌렸던 게이머들의 목소리가 이번 스텔라블레이드 논쟁에서 폭발적으로 터져나왔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 관계자는 게임사들의 향후 행보에 대해 이렇게 바라봤다.
"시장에서 단일한 장르만으로 승부한다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 그동안 여성성을 강조해온 개발 트렌드에 문제제기를 할 수는 있지만, 반대로 PC 흐름에만 치우치는 역편향 역시 올바른 방향은 아닐 것이다. 유저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는만큼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을 개발해 저마다 원하는 플레이 경험을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가장 힘든 일주일"…손흥민, '탁구사건' 후 첫 심경 고백 - 머니투데이
- "손흥민·이강인 탓" 클린스만 변명에…한숨 쉰 김진수, 고개 '푹' - 머니투데이
- 손 만지며 눈물 참는 손흥민, 마주친 이강인…요르단전 직후 모습[영상] - 머니투데이
- "김남일 카리스마 그리워"…이강인 사태에 7년 전 '빠따 발언' 재조명 - 머니투데이
- 영화 만들다 전재산 40억 날린 배우…"환갑인데 결혼도 못했다" - 머니투데이
- 브래드 피트와 닮은 아들, 엄마 안젤리나 졸리와 '깜짝 등장' - 머니투데이
- 비트코인 곧 10만달러?…"주식 팔아 5만개 더" 암호화폐 큰손 움직였다 - 머니투데이
- 낮에 청소기 돌렸다고…욕설쪽지 뿌리더니 흉기 들고 윗집 향한 20대 - 머니투데이
- 한다감, 럭셔리한 집 공개 "크리스털 식탁 받으려 6개월 기다려" - 머니투데이
- "발차기로 점수 따는 게 태권도?"…韓 찾은 외국인 200명 '쓴소리'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