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지막 ‘금싸라기’에 100층 랜드마크 세워질까…안그래도 비싼 집값 ‘금값’ 되겠네 [부동산 이기자]
서울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발표
국제업무존은 최대 용적률 1700% 허용
세계 최초 45층 건물 잇는 스카이트레일
전체 녹지 합치면 용지면적 50만㎡ 수준
‘공유교통·UAM·자율주행’ 첨단교통 도입
총 사업비 51조원 넘어…10년 전과 다를까
용지 면적도 약 50만㎡로 상당히 넓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심 개발지하면 떠오르는 일본 도쿄의 롯본기 힐스보다 4.5배, 미국 뉴욕의 허드슨야드보다 4.4배나 큽니다. 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땅이 비어있다 한 번에 개발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뭅니다. 이곳 발전이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의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단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융·복합 국제업무도시는 일자리와 주거, 놀이공간이 한데 어우러진 도시 속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전체 땅을 4개 구역, 20개 블록으로 나눴습니다. 가장 중심부에 있는 구역 이름은 ‘국제업무존(8만 8557㎡)’입니다.
높이 제한은 아예 없앴습니다. 100층 안팎의 초고층 개발을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랜드마크가 될 이 건물에는 프라임급 오피스와 전시·컨벤션(MICE)시설, 호텔, 광역환승센터를 조성하도록 했습니다. 건물 최상층에는 서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시설과 복합놀이 공간도 만듭니다. 저층부에는 콘서트홀과 아트뮤지엄, 문화도서관을 배치합니다.
‘업무지원존(9만 5239㎡)’은 업무복합존 보다 뒤에 있는 구역입니다. 총 5개 블록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구역은 국제업무존과 업무복합존의 배후지 역할을 수행합니다. 업무시설 보다는 주거·교육·문화시설이 들어선다는 뜻입니다. 주거시설은 일단 아파트 3500가구와 오피스텔 2500실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국제업무지구란 이름에 걸맞게 외국인 체류 지원센터도 만들 예정입니다.
‘그린 커브’는 폭 40m, 길이 1km에 이르는 U자 모양 순환형 녹지입니다. 국제업무지구 안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개방형 공원인 셈입니다. 그린 커브와 주변 시가지는 ‘그린 코리더’라 불리는 선형 녹지로 연결합니다. 외곽으로 뻗어나가는 모습이 특징입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전자상가, 성촌공원, 서부이촌동 주거지역을 그린 코리더가 잇는 구조입니다.
내연기관차량 운행을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친환경 교통수단도 도입합니다. 공유교통, 자율주행셔틀, 도심항공교통(UAM) 등 말입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보급해 교통수단에서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계획입니다.
건축물에서도 탄소배출을 최소화 합니다. 지금은 건물 단위로만 친환경 인증을 받고 있는데요. 서울시는 건물을 넘어 지역 단위로 친환경 인증을 받는 최초 사례를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해보겠단 입장입니다. 2050년에는 제로에너지건축 1등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단연 사업비입니다. 예상 사업비가 무려 51조 1000억원에 달합니다. 사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2010년 한차례 추진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사업자금이 부족해지며 3년만인 2013년에 무산됐습니다. 당시 사업비가 31조원으로 추산됐는데요. 이번 사업비는 그때보다 20조원 이상 늘어난 금액입니다. 물론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요.
사업방식도 달라졌습니다. 2010년에는 민간 주도로 사업이 추진되도록 했습니다. 롯데관광, 삼성물산 등 30개 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드림허브PFV를 설립해 사업을 이끌어갔죠. 드림허브PFV가 기반시설과 건축물을 한 번에 개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워낙 규모가 큰 사업을 일괄 개발하려다 보니 역부족이었고 3년 만에 좌초됐습니다.
반면 이번에는 공공과 민간의 단계적 시행으로 사업이 추진됩니다. 먼저 코레일과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약 16조원을 투입해 기반시설을 구축합니다. 이후 민간이 20개 블록으로 나뉜 토지를 각각 분양 받아 개발에 들어갑니다. 이 투자비용이 약 35조원으로 추산됩니다. 오랜 기간 걸리는 대규모 프로젝트란 점을 고려해 단계적 개발이 가능하게끔 격자형 도로망과 방사형 토지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이 밖에도 교통 대책이 미흡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UAM과 자율주행을 활용한다고는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당장은 용산에서 드론 하나 띄우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인근에 있어 안보·보안 이슈를 해결해야 합니다. 공사비 인상에 대한 부담을 느낀 민간 기업들이 과연 100층 안팎의 건물을 짓겠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런 우려 사항을 잘 반영해 2013년과 같은 실패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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