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쏙 과학쏙] 나쁜 것만 싹둑! 유전자 가위, 빛으로 조절한다!

임하경 2024. 2. 1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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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궁금했던 날씨와 과학 현상을 알기 쉽게 전달해 드리는 날씨쏙 과학쏙입니다.

사람의 생명 정보는 유전자, 즉 DNA에 담겨 있죠.

인간의 DNA는 23쌍의 염색체로 이뤄져 있고, 한 염색체에 1천 개의 유전자가 저장돼 있는데요.

DNA는 아데닌과 구아닌, 티민과 시토신 등 네 가지 염기배열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염기 중 하나만 잘못돼도 유전병이 생기는데요.

대부분의 유전 질환은 치료법이 없어 완치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만약 변이가 생긴 유전자만 가위로 싹둑 잘라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처럼 원하는 유전자를 자르고 편집하는 기술을 '유전자 가위'라고 하는데요.

가장 최근에 개발된 유전자 가위로는 '크리스퍼-캐스9'이 있습니다.

DNA를 찾아내는 가이드 RNA와 DNA를 절단하는 캐스9 단백질로 구성돼 있는데요.

RNA가 목표한 유전자를 찾아가도록 인도해 주면, 캐스9이 잘라내는 구조입니다.

이와 달리 RNA를 잘라내는 유전자 가위도 있는데요.

RNA는 유전자의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합니다.

DNA에 돌연변이가 있다면 RNA에도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겠죠.

이에 RNA에서 돌연변이를 인지하고 제거하는 겁니다.

다만 유전자 가위 기술은 멀쩡한 유전자를 잘못 편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상존합니다.

이 때문에 기술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RNA 유전자 가위의 작동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RNA 유전자를 잘라내는 가위 역할은 캐스13이라는 단백질이 하는데요.

연구진은 캐스13 단백질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세포에 주입한 이후 파란색 빛을 비추면 활성화되도록 했습니다.

빛을 비추면 각각의 단백질이 반응하며 합쳐지고, 목표한 RNA를 자르는 것이죠.

빛이 일종의 작동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겁니다.

<허원도 /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빛을 비춰서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질병 부위에만 빛을 비춰서 그 부위에서만 원하는 시간만큼만 유전자 가위를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화학물을 주입할 필요 없이 빛만으로도 원하는 시간에 유전자 가위를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기술을 더 발전시켜서 정교한 유전자 치료 기술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나쁜 것만 싹둑 자르는 유전자 가위는 미래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부작용은 줄이고 안전성은 더 높여서 유전 질환 환자들의 새로운 희망이 되길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날씨쏙 과학쏙이었습니다.

임하경 기자 (limhak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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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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