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살인자O난감’ 이창희 감독 “손석구 아역 CG...노출신 다른 의도 없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4. 2. 1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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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감독이 ‘살인자ㅇ난감’이 공개 후 글로벌 2위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영화 ‘​사라진 밤’ 등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이 또 한 번 장르물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죄와 벌’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지난 9일 공개 후 3일 만에 3,1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TOP) 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했다. 한국을 비롯해 볼리비아, 인도, 카타르, 홍콩, 싱가폴, 베트남 등을 포함한 총 19개 국가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창희 감독은 글로벌 2위 소감을 묻자 “단기간에 나쁘지 않은 성적인 것 같아서 넷플릭스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 반응도 찾아봤다며 “악플을 주로 본다. 호불호 있는 작품이라 반성도 하게 되고 자신감을 얻기도 하고 그렇다. 안 좋은 반응 중에 대본 초기부터 주인공이 사라진다거나 이야기가 산만해진다는 의견도 있더라. 그런 부분을 각색할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문법을 파괴하는 형식으로 예측불가하게 새롭게 하자는 생각을 했다. 이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거다. 그래도 호가 많으신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작품으로 시청자들 만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기 때문에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 웹툰을 영상화한다는 점에서 부담도 있었을 터. 다행히 원작가로부터 “더할 나위 없었다”는 칭찬을 받았다.

이 감독은 “원작자가 만족해하는 것으로 성과를 이루지 않았나 싶다”고 너스레를 떤 뒤 “원작 봤을 때 잘해봐야 본전이라고 생각했다. CP가 힘을 줘서 용기를 내고 도전의식을 가지고 했다. 이탕의 능력이 진짜 능력인지 운인지 계속 질문을 하게 되는데 그걸 장난감을 통해 질문하게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질문하는 사람도 이탕의 능력 안에 포함되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그 관계성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감독이 ‘살인자ㅇ난감’ 에서 함께한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왼쪽부터)을 칭찬했다. 사진|넷플릭스
무엇보다 ‘살인자ㅇ난감’​을 연출하면서 신경 쓴 건 ‘밸런스’였다.

그는 “이탕이 수동적이다가 8부에 가서 능동적으로 된다. 노빈 때문에 수동적으로 마무리 된 부분이 있지만 그것도 이탕의 능력이었고, 그런 아이러니를 지닌 인물을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송촌도 이탕의 다른 버전이다. 능동적인 송촌을 보면서 이탕과 비교하면 어떨까 싶었다. 이 사람은 의지가 활활 타오르고 이탕에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 모순적인 갈등을 극과 극으로 보여주면서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손석구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 아역의 비밀도 공개됐다. 이는 CG 작업으로 탄생한 결과물이었다. 이에 그는 “저는 영화적 허용을 싫어한다. 손석구의 과거 사진을 모아서 CG로 만든 거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했는데 리얼리티를 위해서 그렇게 했다. 과거 사진이 많지 않아서 이미지 모델링을 통해서 했다”고 말했다.

작품 공개 후 악인을 처단하는 것이긴 하지만, 살인을 미화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 감독은 “4부에서 이탕이 자기 운명을 받아들이는 신이 있다. 연출적으로 신경 쓴 건 기쁨이 아닌 슬픔과 절망을 담았다. 이탕이 이걸 해야만 하는구나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실제로는 절대 일어날 수 없고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영화 안에서 발칙한 상상으로, 카타르시스를 드리고 싶었다. 다만 영상으로서만이다. 살면서 죽이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죽일 수 없지 않나. 극 안에서만 가능한 판타지다.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오락적으로 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불필요한 노출신 및 정사신에 대한 지적에 대해 이 감독은 “1편에 나오는 정사신은 이탕의 도덕성을 드러내는 신이다, 나쁜 짓을 했는데 어떻게 잘 넘어가면서 해프닝이 된 것이 묘한 해방감을 주지 않았나 그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 단역 배우는 클로즈업을 하지 않고 넓게 찍었다. 동아리 선배 신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면 매칭이 안 돼서 얼굴이 보이는 선택을 했다. 오히려 너무 가리려고 하는 건 리얼리티를 해치는 것 같았다. 몰래카메라 장면도 어설프게 보여주면 그게 더 야하게 보이거나 이상하지 않을까 싶었다.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창희 감독이 공개 후 노출신 등 시청자 반응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사진|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을 함께한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 등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감사하게도 원픽을 해둔 모든 배우가 출연했다”며 “최우식도 노력을 엄청나게 했다. 몸을 만들려고 했고, 캐릭터에 몰입해 있더라. 본인의 매력을 본인만 모르는 것 같다. 귀엽고 매력적인 친구다. 밝지만 생각도 고민도 많아서 질문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손석구의 수염은 본인 아이디어다. 의상과 분장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서 빌드업을 쌓기 전인 그 시작점에 엄청난 공을 들이더라. 프로라고 생각했다. 송촌도 이희준 밖에 생각이 안 났다. 안 해 본 걸 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2시간씩 노인 분장을 해도 즐거워하더라”며 배우들의 열정을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시즌2 계획을 묻자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생각해 둔 아이디어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를 돌아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지금은 반응이 계속 나올 때라 감정적으로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야 어떤 부분이 과했는지 연출이나 비평에 대해 돌이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언젠가 멜로도 해보고 싶긴 한데 감독의 시간은 짧다. 많은 걸 해보고 싶은데 쉽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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