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실망시켜 죄송하지만"… 사실상 사퇴 거부한 정몽규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사령탑에 오른 지 1년여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경질 발표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직접 했다. 머니S는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 개입, 잘못된 선택으로 혼란을 야기시켰다는 의혹을 받아온 정몽규 회장을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정몽규 회장을 포함한 임원 회의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27일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354일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정몽규 회장은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하는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경질 이유를 밝혔다.
2011년 미국 사령탑에 선임됐으나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이 최고 성과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경질됐다. 2019년 11월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 사령탑을 맡았을 때는 10주 만에 인터넷을 통해 감독직을 그만뒀다.
이럼에도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클린스만과 감독 계약을 체결했다. 클린스만이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가 의구심을 나타냈다. 독일 언론에서도 대한축구협회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2월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5경기 연속 이기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고 첫 승을 따냈다. 6경기 연속 승리로 64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탈환 기대도 키웠다. 그러나 아시안컵에선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하며 탈락했다.
특별한 전술 없이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에 지고도 허허실실 웃는 모습에 축구팬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근무 태도 논란도 여러 차례 지적됐다.
한국 거주 약속을 어기고 미국과 해외 등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아시안컵 4강전에서 탈락한 뒤 한국에서 대회를 잘 분석하겠다고 했으나 지난 8일 입국하고 난 뒤에는 이틀 만에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향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인사 검증 시스템은 사라졌고 최고위층인 정몽규 회장의 입김이 강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정 회장은 "뽑는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을 선임할 때와 똑같은 프로세스를 거쳐 뽑았다. 앞 순위 감독이 거절해서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후보 리스트에서 61명에서 23명으로 추린 후 최종적으로 선임했다"고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현재까지 3선, 11년 동안 대한축구협회 수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올해가 임기 마지막이다.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2018년 대한축구협회 총회에서 회장의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도록 규정을 바꾸려 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가 이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것으로 답을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연임 제한이 없으니 4연임에도 도전하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거액의 위약금도 줘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이 29억원인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 잔여 임기는 2년 6개월이다. 위약금을 합산할 경우 총액은 70억원에 이른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금전적인 부담은 회장으로서 재정적인 기여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종훈 기자 gosports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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