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대표팀 감격 "중국 부러웠는데, 우리도 홈 응원 받다니..." 안방 이점 살려 기분 좋은 스타트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

부산=양정웅 기자 2024. 2.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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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임종훈(맨 오른쪽)이 16일 열린 폴란드전 승리 후 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탁구대표팀 신유빈, 이시온, 전지희(왼쪽부터)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경기하면서도 저를 응원해주시는 목소리가 들려 더 힘낼 수 있었다." (신유빈)
"관중들이 다 우리나라를 응원하기 때문에 우리 편이 생겼다는 마음이 생겨 편하다." (장우진)

역시 홈그라운드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이 국민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을 얻어 첫날부터 좋은 결과를 얻었다.

세계랭킹 3위인 한국 남자 대표팀은 16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초피홀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체 예선 1라운드 개막 경기에서 폴란드(세계랭킹 19위)를 상대로 매치 스코어 3-1(3-2 3-1 1-3 3-0)로 이겼고, 세계 5위 여자 대표팀은 같은 날 오후 5시에 열린 이탈리아(세계랭킹 24위)와 경기에서 3-0(3-0 3-0 3-1)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탁구대표팀은 홈그라운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산뜻한 스타트를 끊으며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8강 진출을 노리게 됐다.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개최되는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한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개최되는 탁구선수권이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18년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에서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유치를 확정한 후 2020년 3월 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회 시작을 앞두고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3차례 연기된 끝에 결국 취소됐다. 이후 재도전 끝에 2021년 ITTF 총회에서 결국 2024년 대회 개최지로 부산이 확정됐다.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마스코트.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은 탁구인들의 소망이었다. 한국은 1988 서울 올림픽에서 탁구가 공식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3개의 금메달을 땄고,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우승 경험도 있다. 하지만 북한도 1979년 평양에서 개최한 세계선수권을 우리나라는 이제야 열게 된 것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김택수(54) 대회 사무총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왜 한국은 개최하지 않느냐고 물어봤다"며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했다.

어렵게 열린 대회인만큼 팬들의 응원을 바라는 마음도 컸다. 페트라 쇠링 국제탁구연맹(ITTF) 회장은 15일 개막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가 열린다는 건 특별하다"며 "이 경기들을 놓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유빈(20·대한항공, 세계랭킹 8위)은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대표팀 선수들이 모두 열심히 준비했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며 "대표팀 선수들 많이 응원해주시기 위해 경기장에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한국은 대회 첫날인 16일 오전 10시 남자대표팀이 폴란드(세계랭킹 19위)와 경기를 펼치는 것을 시작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평일 오전 경기여서 그런지 팬 자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 경기에서 선전을 거듭할수록 관중석에 앉은 팬들은 큰 환호성을 보내며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탁구대표팀 주세혁 감독, 이상수, 박규현, 안재현(왼쪽부터)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이에 남자 선수들도 큰 힘을 얻었다. 한국은 1주자 장우진(29)이 첫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2로 밀리면서 어려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순식간에 3, 4, 5세트를 따내면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어 출격한 임종훈(27·한국거래소) 역시 레짐스키에게 첫 두 판을 모두 이겼고, 3세트에서 역전패를 당했지만 4세트를 11-4로 압도하며 2단식도 승리했다.

3번째 경기에서 안재현(25·한국거래소)이 상대 에이스 야쿱 디아스에게 어려운 경기를 펼치며 1-3으로 졌지만, 다음 경기에서 다시 출격한 장우진이 상대를 압도하면서 3-0 스윕승을 따내며 한국에서 열린 첫 대회의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승리했다.

이어 오후 5시에 열린 여자부 경기는 더욱 많은 팬들이 찾아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여기에 힘을 받은 선수들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첫 주자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는 1세트 상대가 몸이 풀리기 전부터 몰아치기에 나섰다. 강력한 포핸드 공격으로 압도한 전지희는 먼저 5점을 올리며 1세트를 11-4로 이겼다. 2세트에도 역전극으로 승리한 전지희는 3세트 막판 5점을 연달아 올려 세 판을 모두 잡았다. 이어 신유빈도 이어 2경기에 나온 신유빈은 초반부터 힘 있는 공격으로 몰아치기에 나섰고, 2세트에는 더블스코어를 이어가며 승리했다. 3세트 트리플스코어(9-3)로 앞서다 쫓겼지만 결국 페이스를 되찾아 역시 스윕승을 달성했다.

3번째 주자 이시온(28·삼성생명)은 절묘한 완급조절로 몬파르디니를 흔들며 1세트를 가뿐하게 출발했다. 9-4로 앞서다 9-8까지 쫓기며 위기도 맞았지만 긴 랠리를 승리로 따내며 첫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는 3-3에서 연속으로 8점을 올리는 맹폭격 속에 한 판을 가져왔다. 3세트 들어 역전패를 당하며 전 경기 스윕승은 무산됐지만, 4세트에서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는 활약 속에 결국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여자 탁구대표팀 오광헌 감독과 이은혜, 윤효빈, 신유빈, 전지희(왼쪽부터)가 1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경기장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 예선 1라운드 이탈리아와 개막 경기에서 환호하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게임 종료 후 선수들은 열렬한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장우진은 "관중들이 다 우리나라를 응원하기 때문에 우리 편이 생겼다는 마음이 생겨 편하다"고 했고, 임종훈은 "너무 기분 좋다. 중국 선수들은 어느 나라를 가도 홈처럼 응원받아서 부러웠는데, 홈에서 많은 응원을 받으니 경기력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지희는 "힘을 많이 받았고, 이런 곳에서 경기하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했다. 신유빈은 "경기하면서도 저를 응원해주시는 목소리가 들려 더 힘낼 수 있었다"는 말을 전했고, 이시온은 "다른 나라에서 했을 때보다 더 힘이 나고, 응원을 해주다 보니까 힘을 내서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한국 남녀 탁구 대표팀 조별예선 일정
▶ 2월 16일(금요일)
- 남자: 오전 10시 폴란드전(3-1 승리)
- 여자: 오후 5시 이탈리아전(3-0 승리)

▶ 2월 17일(토요일)
- 여자: 오후 5시 말레이시아전(28위)
- 남자: 오후 8시 뉴질랜드전(35위)

▶ 2월 18일(일요일)
- 여자: 오후 1시 푸에르토리코전(9위)
- 남자: 오후 5시 칠레전(33위)

▶ 2월 19일(월요일)
- 남자: 오전 10시 인도전(16위)
- 여자: 오후 8시 쿠바전(42위)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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