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수주 우위에 SMR 개발까지…종횡무진 'K-원전'
폴란드 이어 체코까지 원전 영토 확장…국내 원전업계 활성화
차세대 에너지 SMR 개발 속도전…100조원 시장 선제 확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술력과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우리 원전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차세대 에너지로 불리는 SMR(Small Modular Reactor‧소형 모듈 원자로) 개발 속도전에 착수한 정부는 향후 100조원이 넘는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와 폴란드 등 동유럽을 겨냥한 원전 수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체코 정부가 추진하는 신규 원전 수주 경쟁은 우리 측 한수원과 프랑스 전력공사(EDF) 간 2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1200MW(메가와트) 이하급 가압 경수로 원전 1기를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들어 3기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체코 원전 사업의 전체 규모는 약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체코 정부가 추진 중이던 신규 원전 입찰은 한수원과 프랑스 전력공사, 미국의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 등 3파전 경쟁 구도였다. 최근 웨스팅하우스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초반 탈락하며 지각 변동이 생겼다.
체코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에 법적 구속력이 확보된 입찰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웨스팅하우스는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입찰 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 정부는 한수원과 프랑스 전력공사 등 2개 업체에 오는 4월 15일까지 입찰 수정본을 요청, 오는 6월에는 원전 건설 업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인 15조원 상당의 폴란드 코닌 원전 수출도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폴란드 코닌 신규원전 사업은 민간발전사인 제팍(ZEPAK)과 폴란드국영전력공사(PGE)가 주도해 기존 화력발전소 부지에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240km 떨어진 코닌시 퐁트누프 지역에 원전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2년 10월 한수원은 폴란드 측과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사업타당성 조사 착수를 위해 협의, 지분투자를 통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공동사업개발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폴란드 원전의 경우엔 지분 비율을 어느 정도로 나눌 것인지 논의 중"이라며 "동유럽은 당장 건설 비용을 현찰로 받긴 힘들지만 장기간 지분을 통해 회수가 가능하고, 일단 우리 원전 산업을 살리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차세대 에너지로 꼽히는 SMR 개발 역시 한수원이 민간 업계와 함께 속도를 내고 있다. 한수원 주관으로 지난달 열린 i-SMR(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포럼에서 김한곤 개발사업단장은 "2030년에서 2040년 사이에 글로벌 SMR 시장은 연간 146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글로벌 톱3 목표를 제시했다.
300MW(메가와트) 출력 이하 원전인 SMR은 작은 용량으로 탄력적인 출력 조절이 가능하고 냉각수 없이 원자로를 식힐 수 있다. i-SMR은 한국형 SMR인 스마트의 원천기술과 APR 1400의 기술을 기반으로 내장형 제어봉 구동장치 등을 도입해 성능을 발전시킨 것이다.
혁신형 SMR 개발에는 규제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선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높은 기술 수준에 맞게 최상의 안전성이 확보되도록 먼저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하는 등 규제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폴란드와 체코 등으로 원전 수출은 당장 수익보다는 우리나라 원전의 기술력을 홍보한다는 차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며 "AI와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 세계가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에 전력 단가 측면에서 향후 SMR은 핵심 수출 품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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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sagamo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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