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조 금융지원' 한숨돌린 중기…"좀비기업 증가"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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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에 76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방안이 발표되자 중소기업계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한계기업의 생명연장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지원 전 '옥석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중소기업은 '신속 정상화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3조원 규모로 가산금리 면제 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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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과 유동성부족 기업 가려야"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중소·중견기업에 76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방안이 발표되자 중소기업계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한계기업의 생명연장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지원 전 '옥석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정부 및 민간금융기관은 지난 14일 고금리 위기 극복과 신산업 전환을 위해 76조원 규모의 맞춤형 기업금융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9조4000억원을 공급하고, 이중 특별프로그램으로 5조원을 마련해 1년간 대출금리를 2%포인트 인하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이 함께 자금을 마련한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중소기업은 '신속 정상화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3조원 규모로 가산금리 면제 등을 지원한다. 고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11조3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간 전환이 가능한 저리의 고정금리 상품을 2조원 규모로 공급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중소기업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글로벌 위기가 끝나가고,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에 분야별로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해준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정책 주무처인 중소벤처기업부의 최원영 글로벌성장정책관도 "정책 금융기관만 지원하던 형태에서 5대 은행까지 동참한 것 아니냐"며 "중소기업 금리 우대나, 저금리 지원 등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쉬운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유동성 공급이 외부의 자금 지원 없이는 유지가 힘든 한계기업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그 효과 자체가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자금 지원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에는, 구조조정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기업 정책에 능통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문제가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경기침체가 아닌 '저성장'에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며 "문제를 덮어두고 가는 식으로 자금만 풀어서는 안된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이 있다면 그 얘기도 꺼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번 지원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유동성 부족 기업과 한계기업을 나누고,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기업에게 적시 지원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지원을 하기 전에 한계기업인지, 정말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정부가 기업을 구분짓는 것이 어렵다면 시중은행, 연구기관 등 민간에서라도 나서서 옥석을 가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 정책본부장 역시 "한계기업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불가피한 측면은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한계기업이라고 정의하기 전에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기업 상황이 어려워진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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