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엄마에게 와줘서 고마워! 널 키우면서 나도 자라난단다

이태훈 기자 2024. 2. 1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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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

나를 닮은 사랑에게

서은영 글·그림 | 좋은생각 | 192쪽 | 2만2000원

모든 부모는 한때 아이였다. 아이에게 엄마는 처음 만난 세상이지만, 실은 엄마도 엄마 노릇은 난생처음. 떨림, 낯섦, 뭉클함, 뿌듯함, 막막함…. 온갖 미묘한 감정의 물결 속에 아이를 만난 첫날, 책 속 엄마는 말한다. “아가야, 너였구나. 끊임없이 노크하며 내게 말을 걸어왔던 아가. 내게 와줘서 고마워. 낯선 세상에 불쑥 데려와 미안해. 잘 지내보자. 오늘은 이렇게 밤새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아.”

/좋은생각

아이는 말랑말랑 따뜻하지만 아슬아슬 위태롭다. 아이를 안으면 세상은 새로운 우주. 어느새 내가 중심이던 세상이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엄마는 캄캄한 우주를 두둥실 떠다니다 아름다운 소행성을 발견한 최초의 우주인이 된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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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제 몸 젖는 것도 잊은 채 비 오는 날 우의 입은 아이 머리 위에 우산을 받쳐주고, 같은 책을 또 읽어달라 조르는 아이 곁에서 까무룩 잠이 든다. 처음 비틀비틀 자전거를 타는 아이의 뒤로 손을 뻗은 채 쫓아가고, 욕조에서 한참을 놀며 겨우 씻은 뒤 발가벗고 도망다니는 아이를 붙잡아 겨우겨우 옷을 입힌다. 아이스크림, 종이비행기, 블록 장난감, 초원, 호수, 눈밭, 바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낸 어린 시절의 순간들이 몽실몽실한 파스텔톤 그림체의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슬라이드 사진처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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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인생에도 언젠가 파도가 치고 비바람이 불 것이다. 아무리 마음이 아파도 엄마가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집 안에서도 한시도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 없고, 가끔 힘들 땐 눈물도 찔끔 나지만…. 사람 사이의 거리를 배우고, 행복의 무게를 깨달으며, 아이도 인생이라는 레이스를 제 힘껏 달려나갈 것이다.

/좋은생각

실은 아이를 키우며 엄마도 함께 자란다. ‘쓸모있는 사람이 되려고 지나치게 애쓰지마.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에 너무 신경쓰지마. 너는 너 자체로 아름다우니까.’ 아이를 보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곱씹다, 엄마는 자신 안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던 작은 아이를 발견한다. 작가는 실제 딸을 키우며 이 책을 썼다. 엄마의 옛날 일기장을 읽는 듯 자꾸 웃음이 나고 가끔 눈물겹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엄마 아빠, 나중에 커서 부모가 될 모든 아이를 위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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