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특권 등 불평등 강화해 온 화장실

김수미 2024. 2. 16.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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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거리는 화장실은 누구나 이용할 있는 공적인 공간이면서 프라이버시가 보장돼야 하는 아주 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19세기 후반 실내 수세식 화장실이 처음 탄생한 이후 미국의 공중화장실은 백화점, 호텔, 기차역 등 도시의 중산층 거주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 설치돼 물리적으로 노동계급과 빈민을 분리하는 공간으로 출발했다.

화장실을 성평등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던 노력들은 계급질서를 되레 강화하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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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전쟁/알렉산더 K 데이비스/조고은 옮김/위즈덤하우스/2만1000원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거리는 화장실은 누구나 이용할 있는 공적인 공간이면서 프라이버시가 보장돼야 하는 아주 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또 인간의 본능과 직결된 가장 기본적인 인권과 평등권 투쟁의 산물이며, 성별이 명확하게 분리돼 성차별과 성폭력, 다양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공간이기도 하다.

신간 ‘화장실 전쟁’은 200년간 미국 공중화장실의 변천사를 짚으며 ‘평등한’ 화장실이 어떻게 계급과 특권, 젠더 등 불평등을 강화해왔는지 조명한다. 저자인 미국 프린스턴대 젠더사회학자 알렉산더 K 데이비스 교수는 공공장소가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공간으로 여겨지는 이유가 혁명적 사회 변화를 촉발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며, 그런 측면에서 공중화장실도 정치사회적 변화의 공간이라고 지적한다.
알렉산더 K 데이비스/조고은 옮김/위즈덤하우스/2만1000원
19세기 후반 실내 수세식 화장실이 처음 탄생한 이후 미국의 공중화장실은 백화점, 호텔, 기차역 등 도시의 중산층 거주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 설치돼 물리적으로 노동계급과 빈민을 분리하는 공간으로 출발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과 함께 공중화장실의 성별 분리가 법제화된 이후 여성에 대한 규범적 성역할은 오히려 더 견고해졌고, 20세기 중반부터는 성소수자 등 젠더와 성정체성 포용을 둘러싼 갈등으로 번졌다.

화장실을 성평등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던 노력들은 계급질서를 되레 강화하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화장실 벽도, 그보다 더 공고한 젠더 질서도 고정된 것이 아니고 사회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으로 계속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수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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