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안고 전우들 구한 고 김범수 대위 20주기 추모식
[KBS 전주] [앵커]
수류탄을 끌어안고 2백69명의 생명을 지킨 고 김범수 대위의 스무 번째 추모식이 오늘 열렸습니다.
김 대위의 숭고한 희생 정신은 20년의 세월이 지나서도 여전히 커다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2004년 2월 18일, 제35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훈련장.
당시 현장에는 훈련병과 교관 등 2백69명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훈련병이 안전핀을 뽑은 채 수류탄을 던지지 못하는 상황.
통제교관이던 김범수 대위는 위험을 직감하고 수류탄을 가슴으로 끌어안은 채 장렬하게 산화했습니다.
그의 나이는 불과 25살, 전역을 넉 달 앞둔 때였습니다.
사고 뒤 20년이 흘렀지만 사진 속에서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된 김 대위를 생각하면 전우들은 눈물이 앞섭니다.
[오혁재/제35보병사단 사단장 : "아름다운 청년 장교로 영원히 기억될 고 김범수 대위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사고 이후 전주에서 임실로 자리를 옮긴 35사단은 김 대위의 추모비를 마련했고 신병들을 교육하는 강당에는 '김범수관'이라고 고귀한 이름을 붙였습니다.
함께 군 생활을 했던 동료들에겐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기억됐던 김범수 대위.
[류광호/제35보병사단 주임원사 : "훈련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훈련병들에게 음료수를 사주면서, 또 형과 같은 마음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습과, (훈련 때는)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시범을 보이고 땀을 흘리면서 훈련병들에게 열심히 교육하는 훌륭한 간부였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 김 대위의 살신성인은 각박한 세태 속에서 더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김현주 기자 (thiswe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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