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권달라” 이낙연측 “몽니 부리나”...일주일만에 내분?
배복주 입당 문제도 충돌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의 개혁신당이 합당 일주일 만에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예정됐던 2차 최고위원회가 돌연 취소되고, 정의당 출신 배복주 전 부대표 입당,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등을 두고 두 공동대표 간 신경전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개혁신당은 지난 13일 첫 최고위를 열고 윤석열 정부와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을 모두 비판하며 ‘대안 야당’이 되겠다고 했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최고위를 연다고 했지만 16일 오전 최고위는 급작스럽게 취소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를 옹호해온 배복주 전 부대표 입당을 둘러싸고 개혁신당 내 4개 세력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이준석 대표 지지층은 정의당 출신 류호정 전 의원, 배복주 전 부대표의 정치 성향과 관련, ‘우리와는 함께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 전 부대표가 지난 13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입당 사실을 알리며 “장애·여성 인권 활동가로서 활동해온 만큼 이 정체성으로 비례대표가 되어 정책과 법을 만들고 싶은 각오가 있다”고 하자 이준석 대표 지지층 반발은 더 커졌다.
이준석 대표는 16일 이낙연 대표 측에 배 전 부대표를 환영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향후 당의 ‘전권 대표’는 자신임을 인정해달라는 취지의 요구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대표 입장에선 기존 지지층의 반발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는 최근 정의당 출신 인사들을 향해 ‘그들의 생각이 섞일 여지는 없다’ ‘당에서 주류가 되기는 힘들 것’ 등 발언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정의당 출신 인사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당에서 특정인의 입당을 반대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이건 사상검증 아니냐’ ‘이준석이 몽니를 부린다’며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공천관리위원장 인선이나 당 상징색, 기존 채무 해소 등의 방안을 두고도 신경전을 계속 벌이고 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제3지대가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정치공학적으로 불필요한 잡음을 낸다면 우리가 그간 비판해왔던 거대 양당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내분 논란이 커지자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저녁 MBC라디오에 출연, “당 회의실을 기존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청으로 옮겨야 해서 다음 주 월요일로 순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갈등 때문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당내 각종 이견과 관련해선 “실제 굉장히 격론이 벌어지기도, 타협점을 찾기도 한다”며 “대부분 조정되는 경우가 많고, 평행선을 달릴 때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17일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중대 결심’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이에 대해 “당내 현안 등을 논의한 후 결정되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알릴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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