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에 졌다…톱3 실패 '韓신작 3편' 충격 성적표(종합)
조연경 기자 2024. 2. 16. 18:08
한국 영화계의 고민이 다시금 깊어지고 있다.
전통의 성수기로 꼽히는 민족 대명절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신작들이 단 한 편도 눈에 띄게 주목받지 못한 채 우후죽순 줄줄이 나가 떨어졌다.
안정적인 흥행 추이를 보여야 하는 대목부터 잡지 못하면서 이후 흐름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다큐멘터리보다 못한 상업영화'가 현 스크린 분위기다.
설 연휴 시작 직전 극장에 걸린 국내 신작 '도그데이즈(김덕민 감독)' '데드맨(하준원 감독)' '소풍(김용균 감독)'과 외화 '아가일(매튜 본)'은 약속이라도 한 듯 사이좋게 박스오피스 4위부터 줄세우기에 나섰다.
앞선 설 연휴였던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 간 '도그데이즈'는 20만467명, '데드맨'은 14만1901명, '소풍'은 13만6244명, '아가일'은 7만7365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작품수로는 꽉 들어찬 스크린임에도 빈집이 된 모양새다. 15일까지 누적관객수는 세 작품 모두 30만 명을 넘기지 못했다.
물론 독립?예술영화로 분류되는 '소풍'은 단순 수치 비교보다는 '항거: 유관순 이야기'(2019) 이후 5년 만에 누적관객수 20만 명을 돌파한 기록을 더 의미있게 바라봐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극장 자체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
신작들의 추락에 빈틈을 치고 올라선 건 이미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던 '웡카(폴 킹 감독)'와 '시민덕희(박영주 감독)' 그리고 다큐멘터리 '건국전쟁(김덕영 감독)'이다. '웡카'는 올해 처음 200만 명을 돌파한 작품이 됐고, '시민덕희'는 기적의 역주행과 함께 150만 명을 넘겼다. '건국전쟁'은 거두절미, 2월의 복병이다.
설 연휴 깜짝 3위까지 차지한 '건국전쟁'은 흥행 성적이 역으로 홍보가 되는 이례적 반응을 이끌며 전체 박스오피스 2위에 안착했다. 연휴 이후에도 매일 5만 명 이상의 관객들을 불러 들이며 50만 명 돌파가 눈앞이다. 전체 대중을 상대로 하는 작품보다 특정 관객층을 겨냥한 작품이 더 흥한 것.
총선 시기까지 맞물려 전례를 따져보기 힘들 정도로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건국전쟁'의 흥행이 어떤 새로운 제작 방향성으로 확장되지는 못하겠지만, 그 특별한 수혜가 현 시기 '건국전쟁'에 향한 건 이 작품을 요리조리 활용하는 정치권과 그저 의아한 영화계 모두 생각해 볼 문제다.
지난 달 31일 개봉한 '웡카'의 선전으로 입에 풀칠한 2월 극장가는 22일 개봉하는 '파묘(장재현 감독)'와 28일 '듄: 파트2(드니 빌뇌브 감독)'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개봉 소식과 함께 사전 콘텐트가 공개될 때마다 기대치만 높이고 있는 '파묘'가 새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다시금 세울 수 있을지 응원을 부른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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