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경질로는 부족하다 [사설]

2024. 2. 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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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에 이어 선수들 간 '하극상' 문제까지 불거진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을 16일 해임했다.

클린스만으로선 감독에 취임한 지 11개월 만의 불명예 퇴진이다.

클린스만과 코치진 잔여 계약기간에 대해 지급할 위약금만 100억원에 달한다는 소식은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붓는다.

많은 종목의 협회들이 국가대표팀을 운영하지만, 축구협회는 그중에서도 특별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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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에 이어 선수들 간 '하극상' 문제까지 불거진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을 16일 해임했다. 클린스만으로선 감독에 취임한 지 11개월 만의 불명예 퇴진이다. 감독 못지않게 팬들의 지탄을 받는 축구협회도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야 한다.

축구팬과 국민들이 실망하는 이유는 4강 탈락이라는 성적표 때문이 아니다. 황금세대라고 불리는 우수한 선수들을 모아 팀을 꾸렸음에도 경기력이 형편없었는데 알고 보니 선수들 간 갈등과 불화가 경기력을 떨어뜨렸고, 감독은 이를 수수방관하는 등 국가대표팀이라 부를 수 없는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협회의 대응도 문제다. 팀 내 불화를 조정하고 선수들을 보호하는 게 협회의 역할임에도 그대로 노출해버렸다. 협회를 향한 비난을 감독과 선수들에게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따지고 보면 감독 선임부터 잘못됐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능력이 부족하고 태도도 불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과 덜컥 계약해 이런 사달을 만들었다. 클린스만과 코치진 잔여 계약기간에 대해 지급할 위약금만 100억원에 달한다는 소식은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붓는다. 이런 계약 구조를 짜놨으니 클린스만도 도덕적 해이를 보인 것이다.

많은 종목의 협회들이 국가대표팀을 운영하지만, 축구협회는 그중에서도 특별한 존재다. 월드컵, 아시안컵 등 국제대회가 많고 팬층도 가장 두텁기 때문이다. 연령별 대표팀을 운영하고, 유소년 축구대회를 개최하며 꿈나무를 육성하는 것도 축구협회 소관이다. 하지만 협회는 축구행정을 선진화하는 데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유소년 축구 지원과 프로리그 활성화 측면에서 유럽은 물론 일본에도 한참 뒤졌다. 감독 한 명 경질한다고 해서 한국 축구의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2026 월드컵에서 다시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외치게 하려면 축구협회 먼저 쇄신해야 한다. 정몽규 협회장이 이날 말한 것처럼 축구대표팀은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어 그 에너지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대한민국 대표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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