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옹호’ 개인 유튜브 활동하는 공무원인재개발원장…어떻게 겸직허가 받았나
인사혁신처가 ‘극우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진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의 개인 유튜버 채널 운영에 대해 지난해 겸직 허가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원장은 해당 채널에서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옹호 발언 등을 쏟아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6일 공무원인재개발원 등에 따르면 김 원장은 지난해 7월18일 인사혁신처에서 개인 유튜버 활동 겸직허가를 받았다. 같은 달 3일 취임한 그는 공무원 복무규정을 적용받아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에 대한 소속기관 승인이 필요했고 겸직허가를 신청한 지 엿새 만에 허가를 받았다.
공무원인재개발원은 인사혁신처의 소속기관으로 원장은 차관급이다.
겸직허가가 난 시점은 김 원장의 발언이 언론과 시민사회의 지적을 여러 차례 받은 뒤였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목해 “군 통수권자가 군인을 생체 실험의 대상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었다”거나 “중국 공산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시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린 바 있다.
또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긴급명령을 발동해 종북세력을 해체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해당 영상들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이후에도 논란이 되는 영상을 제작해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6291457001#c2b
인사혁신처가 공무원의 공정성·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는 복무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고 겸직허가를 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복무규정을 보면 공무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거나 정부에 불명예스러운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겸직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겸직기관의 정관상 목적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해할 우려가 있거나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 주의가 필요한 활동은 겸직심사위원회를 꾸려 면밀한 심사를 하도록 했다.
인사혁신처는 “겸직허가는 규정에 따라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공무원 신분이 되는) 임명 이후부터 (논란이 될 수 있는) 영상을 올리지 않으면 된다고 판단했다”며 “겸직심사위를 꾸려 심사를 했고, 당사자가 유튜브 수익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1월 진행한 겸직 복무현황 조사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고 봤다. 인사혁신처는 해당 조사가 지난해 12월까지 결과물만 토대로 진행돼 이후 채널에 올라온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를 옹호한 영상인 ‘내부에서 방금 나온 소식’ 등은 심사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줄임말) 법치완승’ 등의 영상은 김 원장 개인 채널에 올라왔고 현재까지 남아 있다.
김 원장은 개인 채널 ‘김채환의 시사이다’와 공무원인재개발원 공식 유튜브 채널 ‘인재교육tv’에 직접 출연 중이다. 두 채널은 영상 구성과 자막, 배경화면 등이 유사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전쟁선포 D-DAY’, ‘전국민 울려버린 대통령’ 등 일부 영상은 두 채널에 같이 업로드됐다.
‘전쟁선포 D-DAY’ 영상에는 ‘윤 대통령, 전쟁할 결심. 평화는 전쟁으로 쟁취하라’는 자막과 함께 김 원장이 “대통령께서는 지금 전쟁을 생각하고 계신다. 대한민국이 지금 위기라 생각하신 지 이미 상당이 오래됐다”고 언급했다.
특히 개인 채널 영상은 상단에 공무원인재개발원 공식 유튜브 채널명인 ‘인재교육.tv’가 띄워진 경우도 있다. 영상 끝부분에는 정부 로고와 함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인재교육.tv’ 로고가 공동으로 엔딩 크레딧에 등장한다.
지난달 22일 김 원장 개인 유튜브 채널에만 올라온 영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부에서 방금 나온 소식’이라는 코너명으로 업로드된 해당 영상은 논란이 된 ‘디올백 수수’ 옹호 내용이 담겨있다.
김 원장은 영상에서 “60억원대 재산을 가진 김건희 여사가 300만원짜리 핸드백이 없어서 욕심냈겠냐”며 “국민 정서상 파우치, 가방 하나에 300만원이면 대단히 비싼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적어도 명품이라고 느껴지려면 최소한 몇천만 원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에 정부 기관의 공신력을 동원하면서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두 채널의 비슷한 구성과 편집 방식을 놓고 개인 유튜브 운영에 공무원을 동원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공무원인재개발원 측은 “김 원장이 직접 기획·제작·편집·업로드까지 다 한다”며 “개인 유튜브 영상은 김 원장 자택에서 촬영해 공무원의 도움은 전혀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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