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블더] 음주 뺑소니로 사람 죽인 20대 결국 감형…유가족 양해 구한 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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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침 일찍 출근을 하던 20대 여성이 초록 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결정을 내린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에게 양해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의 태도가 불량하고, 유가족이 계속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공탁금을 낸 점, 다른 유사한 사건의 선고 형량과 형평성 등을 고려"해 감형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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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침 일찍 출근을 하던 20대 여성이 초록 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불과 석 달 전, 어린이집에 취직한 새내기 사회인이었습니다.
이 차량 운전자는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면허가 취소될 정도로 취해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이런 사고를 냈고, 심지어 도망치기까지 했습니다.
지난해 4월 17일, 아침 7시 반쯤 울산 도심의 왕복 8차선 도로입니다.
은색 승용차가 멈추지 않고 달려오더니, 초록 불에 횡단보도를 막 건너기 시작한 20대 여성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큰 소리에 반대편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들은 놀라 멈추고, 건너편 도로에서 사고를 목격한 택시 기사는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구조를 위해 사고 현장으로 뛰어갑니다.
하지만 정작 사고를 낸 은색 승용차는 멈추지 않고 골목으로 사라집니다.
조금 뒤, 반대편 차로를 통해 사고 현장으로 돌아오는 듯했지만, 다시 현장을 뜹니다.
사고 피해자 20대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결국 숨졌습니다.
어린이집에 취업한 지 겨우 석 달 된 사회 초년생이 이른 아침 출근길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겁니다.
운전자 추적에 나선 경찰은 사고 발생 2시간 만에, 당시 24살 김 모 씨를 자택에서 긴급 체포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을 훌쩍 넘긴 0.131%였습니다.
[(피해자분한테 하실 말씀 없으세요?) 죄송합니다. (현장 다시 돌아오셨던데 왜 구호 조치 안 하셨어요?) …….]
결국 재판에 넘겨진 운전자 김 모 씨는 지난해 1심 선고에서 징역 10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형량이 너무 무겁다면서 항소했는데요, 최근 있었던 2심 결과 김 씨는 결국 감형을 받아냈습니다.
재판부가 김 씨가 형사 공탁했다는 점 등을 인정한 겁니다.
이런 결정을 내린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에게 양해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실형 6개월을 감형했습니다.
징역 10년이던 1심 결론을 깨고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한 겁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의 태도가 불량하고, 유가족이 계속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공탁금을 낸 점, 다른 유사한 사건의 선고 형량과 형평성 등을 고려"해 감형했다고 밝혔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런 선고를 내린 뒤, 이례적으로 유가족을 향해 양해를 부탁하는 취지의 말을 꺼냈는데요.
재판부는 "유가족의 슬픔이 극심한 걸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김 씨에게 어떤 중형을 선고해도 유족들에게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시게 할 수 없다는 점, 또, 재판부가 형을 정할 때는 피고인에 대한 양형 사유도 참작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유가족 입장에서는 만족 못 할 수도 있겠지만 재판부 입장에서는 결코 가벼운 판결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선고 후 법정에서 나온 피해자 유가족은, "시민 6천∼7천 명이 엄벌 탄원에 동참했었다"며 "감형을 이해할 수 없고 음주 운전 처벌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전연남 기자 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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