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쿠바와 전격 수교한 대한민국, 이게 북한에게 뼈 아픈 이유
북한의 '형제 국가'이자, 세계 최강국 미국에 반세기 동안 맞선 '적성 국가', 미국과 극적으로 수교한 이후 경제난 타개에 올인 중인 이곳, 바로 쿠바죠. 한국이 이 쿠바와 수교를 했습니다. 외교부는 14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전격적으로 양국이 미국 뉴욕에서 공식 외교 관계를 맺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수교국이 총 193개국으로 늘어났고, 유엔 회원국 중 미수교국은 중동의 시리아 한 곳만 남게 됐습니다.
역대 정부의 수교 노력과 북한-쿠바의 관계
사실 한국이 쿠바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948년 남한과 북한이 각각 단독정부를 수립했을 당시에 쿠바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대한민국 정부를 공식 인정했습니다.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한국에 27만 달러의 긴급 구호품을 지원해주기도 했죠. 전쟁이 끝난 후인 1958년에는 주중국, 현재의 대만 주재 쿠바 대사로 부임한 로센도 칸토 에르난데스가 주한 공사 겸임을 발령받아서, 1959년 1월 한국 정부에 신임장을 제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았던 관계는 1959년 쿠바의 혁명으로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틀어지게 됐습니다. 당초 주한 공사로도 겸임할 예정이던 로센도 대사는 자진 사임 후 망명했습니다. 쿠바는 1960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즉 북한을 공식 정부로 승인하고 국교를 체결했습니다. 이렇게 한국과 멀어진 쿠바는 북한과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두고 급속도로 가까워집니다.
특히 두 나라의 1세대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와 김일성이 툭하면 "형제다", "동지다" 얘기할 정도로 각별했습니다. 일례로, 1986년도에 쿠바가 소련에 무기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하니까, 그때 북한이 대신 도와주겠다면서 AK 소총 10만 정에 1천600만 달러의 탄약을 무상으로 지원해 줬습니다.
카스트로는 이 일에 많이 감동했는지 자서전에도 여러 번 고마웠다고 썼습니다. 그런 카스트로가 북한 입장에서도 고마운 게, 쿠바는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없애야 한다고 북한을 계속 지지해 줬습니다. 이렇게 오는정 가는정이 깊어지다 보니, 카스트로가 2016년에 숨졌을 때 북한은 당과 군 주요 인사로 꾸려진 조문단을 쿠바에 파견하고, 또 이례적으로 3일간 국가 애도 기간까지 선포했습니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북한에 있는 쿠바대사관을 찾아가 조의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끈끈한 1세대의 연대를 기억하는 2세대, 3세대가 있는 쿠바로선 당연히 북한이 신경 쓰이니까 한국 정부의 수교 제안이 고민스러웠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2015년도에는 쿠바의 차관급 인사인 로페스 호세마르티 문화원 부원장이 "한국과의 수교, 최고위급의 결단만 남았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한 직후에 돌연 해임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쿠바의 복잡한 국내 사정?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혜영 기자 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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