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것 없다” 가락맨숀 응찰 ‘0’… 발빼는 건설사

김성훈 기자 2024. 2. 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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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해왔으나 응찰한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없어 유찰됐다.

조합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희망하면서 3.3㎡당 공사비를 810만 원으로 제안하자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손을 뗐다는 것이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조합은 최근 2차 입찰까지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자 공사비를 760만 원에서 810만 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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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비 급등에 재건축 ‘스톱’
조합“3.3㎡당 공사비 810만원”
입찰의향서 냈던 현대·대우건설
수익 못낸다 판단에 모두‘철회’
공사비지수 3년새 25.8% 올라
신당·잠실우성 등 줄줄이 유찰

서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해왔으나 응찰한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없어 유찰됐다. 최근 원자재 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지자, 건설사들이 서울 정비사업에서조차 잔뜩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가락삼익맨숀 재건축은 입찰의향서를 냈던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 이날로 예정됐던 마감을 며칠 앞두고 차례로 철회하면서 자동으로 유찰됐다. 지난해 12월 현장설명회 때만 해도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동부건설, 효성중공업 등 무려 8개 건설사가 참석했는데, 두 달 사이 분위기가 확 달라져 최종적으로 입찰 보증금을 납부한 업체는 전무했다.

지하철 3·5호선 오금역과 5호선 방이역을 걸어서 갈 수 있는 ‘더블 역세권’ 입지로 꼽히는데도 유찰 사태가 빚어진 것은 공사비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합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희망하면서 3.3㎡당 공사비를 810만 원으로 제안하자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손을 뗐다는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와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53.26(2015년을 기준선인 100으로 놓고 비교)으로 3년 전보다 25.8%나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2.3%)의 2배를 넘는다. 또 건설업 종사자 평균 임금은 2020년 4.7%, 2021년 3.9%, 2022년 5.5%, 지난해 6.7%씩 올라 매년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일부 정비사업지에서는 조합이 공사비를 올려주는데도 유찰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 사업은 공사비를 3.3㎡당 742만 원에서 840만 원으로 인상했지만 3차까지 유찰된 상태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조합은 최근 2차 입찰까지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자 공사비를 760만 원에서 810만 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그러나 공사비 907만 원에도 유찰된 서초구 신반포27차 재건축 사례가 있어 시공사 선정이 불투명하다는 말이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만 해도 3.3㎡당 공사비 700만 원대면 고급화할 수 있었다”며 “현재는 공사비 급등 탓에 700만 원대로는 일반 브랜드로도 적자를 볼 수준이고, 하이엔드 브랜드라면 3.3㎡당 900만 원으로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향후 ‘제로에너지’ 정책 여파 등을 고려하면 공사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에 더욱 소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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