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컨트리가 부러운 韓 트로트[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안진용 기자 2024. 2. 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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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이 솔로곡 '세븐'으로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멤버들의 군 입대로 BTS의 그룹 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파급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터라 14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모건 월렌의 '라스트 나이트'(Last Night)를 넘어 선 정국의 성과는 더 주목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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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이 솔로곡 ‘세븐’으로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멤버들의 군 입대로 BTS의 그룹 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파급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터라 14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모건 월렌의 ‘라스트 나이트’(Last Night)를 넘어 선 정국의 성과는 더 주목받았죠.

하지만 정국의 기세는 오래 가지 못했는데요. ‘라스트 나이트’를 비롯해 제이슨 알딘의 ‘트라이 댓 인 어 스몰 타운’(Try That In A Small Town), 루크 콤스의 ‘패스트 카’(Fast Car)의 공세가 거셌기 때문이죠. 공교롭게도 세 곡의 장르는 모두 컨트리입니다. 케니 로저스, 행크 윌리엄스, 올리비아 뉴턴존 등으로 대변되는 컨트리 음악은 백인 노동계급의 자존심과도 같은데요. 그들의 정서를 보듬는 특유의 정겹고 푸근한 멜로디와 현실을 반영한 가사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의 트로트’라 부를 만하죠.

올해는 미국의 내로라하는 팝스타들이 컨트리 열풍에 동참하는 모양새인데요. 최근 미국프로풋볼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에서는 비욘세가 컨트리풍 신곡을 공개했죠. 게다가 그는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요, 국내에 비유하자면 가수 아이유가 트로트를 접목시킨 신곡을 발표하며 ‘반짝이’ 의상을 입은 셈입니다. 이외에도 힙합을 기반으로 한 래퍼로 잘 알려진 포스트말론은 모건 월렌과 함께 또 다른 컨트리 가수 조 디피를 추모하는 리메이크곡을 준비 중입니다.

이를 두고 올해 대선을 앞둔 미국 내에서 특정 집단의 세몰이를 목적으로 컨트리 음악을 활용하고, 또 컨트리 음악을 찾는 이가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컨트리 음악은 백인 우월주의를 강조하는 백인만의 음악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흑인인 비욘세가 슈퍼볼이라는 상징적 무대에서 컨트리를 접목한 신곡을 선보인 것은, 컨트리가 특정 집단을 결집하는 수단이 아닌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음악적 장르 임을 웅변한 것이죠.

최근 방송가에서는 MBN ‘현역가왕’과 TV조선 ‘미스트롯3’ 등 트로트 오디션이 경쟁을 벌였는데요. 트로트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하더라도 두 프로그램 모두 17%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죠. 트로트는 젊은 가수들로 세대교체를 일구고, 다양한 장르로 접목시킨 세미 트로트로 향유 계층을 넓혀가고 있는데요. 비욘세가 컨트리를 부르듯, 내로라하는 K-팝 그룹이 장년층의 전유물이 아닌 하나의 장르로서 트로트를 내세워 세계 음악 시장을 겨냥하고, 정상에 우뚝 서는 모습도 기대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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