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게 불타는 이강인-손흥민 다툼 논란, 황당한 2가지 이유 [대표팀 와치]

김재민 2024. 2. 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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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내에서 벌어진 다툼이 이렇게까지 커질 일이었을까.

지난 2월 13일 영국 '더선'이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전이 열리기 전날인 6일 저녁 식사 도중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내에서 분란이 있었다고 보도한 후로 국가대표팀 선수를 향한 여론이 크게 나빠졌다.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 경기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내에서 일어난 일이 영국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 그런 보도에 축구협회가 "선수들이 싸운 것이 맞다"며 곧바로 인정하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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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재민 기자]

선수단 내에서 벌어진 다툼이 이렇게까지 커질 일이었을까.

지난 2월 13일 영국 '더선'이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전이 열리기 전날인 6일 저녁 식사 도중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내에서 분란이 있었다고 보도한 후로 국가대표팀 선수를 향한 여론이 크게 나빠졌다.

요르단전을 앞두고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친 것도 전날 저녁에 있었던 충돌 때문인 걸로 밝혀졌다. 손흥민과 갈등을 일으킨 선수가 차세대 대표팀 에이스로 팬들의 기대를 받던 이강인이었기에 파장은 더 컸다. 9살 많은 형이자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에게 대들었다는 게 우리나라 정서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물론 해외였다고 해서 쉽게 납득할 일인 것도 아니다.

이강인은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다"며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팬들에게 사과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 내 분란은 애초에 크게 부풀려질 필요가 없었다. 선수단 내에서 다툼은 흔하게 일어난다. 20명이 넘는 사람이 단체 생활을 하면서 분쟁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각자의 생활 방식, 성격이 다 다른 만큼 갈등은 필연적이다.

파벌이 나뉘는 것도 당연하다. 연령대가 비슷한 선수, 같이 뛴 시간이 긴 선수들끼리 더 친하고 마음이 잘 맞는 건 인지상정이다. 시즌 종료 후 휴식기를 제외하면 거의 매일 볼을 같이 차는 소속팀에서는 더하다. 선수단 내 파벌은 자신이 축구 감독이 될 수 있는 유명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구현해 놓았을 정도다. 같은 파벌 선수가 재계약을 거부당하면, 선수들이 집단으로 플레이어에게 항의를 하기도 한다.

손흥민도 팀 동료와 크게 부딪힌 적이 있다. 토트넘 경기 도중 하프타임 휘슬 직후 손흥민과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수비 가담 문제로 격하게 맞붙은 적이 있다. 이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두 선수가 드레싱룸에서도 격렬하게 말싸움을 벌인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선수단 내 분란은 대부분 사과 한 번에, 팀 승리 한 번에 정리된다. 굳이 외부에서 이래라저래라할 필요조차 없다. 팀 내부의 일이다. 이렇게 대외적으로 이슈가 되는 일은 흔치 않다.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 경기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내에서 일어난 일이 영국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 그런 보도에 축구협회가 "선수들이 싸운 것이 맞다"며 곧바로 인정하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다.

감독의 대응에도 정답은 없다. 엄격한 기강을 중시하는 감독이라면 징계 규정에 따라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 훈련에 단 5분 지각한 선수를 다음 경기 출전 명단에서 제외하는 감독도 있다.

선수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감독이라면 선수끼리 풀도록 둘 수도 있다. 그런 감독들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를 통해 "흔히 일어나는 해프닝이며 아무 문제 없다"며 선수들을 옹호하기도 한다.

단 정답은 없을 뿐 확실한 오답은 있다. SNS에 "한 팀이 돼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글을 남기고, 자신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선수들이 싸워서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며 자신에게는 죄가 없고, 선수단 관리가 자기 일이 아니라는 듯이 말하는 감독이다.

굳이 떠벌리지 않아도 되는 일을 재빠르게 인정한 누군가, 선수단 내 다툼 때문에 대회를 망쳤다는 감독까지, 최근 한국 축구계에서는 제대로 돌아가는 조직이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사진=손흥민과 이강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엔 김재민 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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