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요양원 덮친 불길…보호사들 대처로 참사 막았다

<앵커>

어제(15일) 새벽 인천 부평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불이 났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많았는데 요양보호사들의 재빠른 대처 덕분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최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모두가 잠든 새벽 어두운 요양원 침실 한구석에서 불빛이 번쩍거립니다.

곧 요양보호사가 달려오더니 이불로 환자를 감싸고 침대를 힘껏 당겨 불길에서 떼어놓습니다.

뒤이어 다른 요양보호사가 소화기를 들고 달려와 분말을 뿌립니다.

[요양원 관계자 : 불꽃이 올라와서 경보가 울리니까 요양보호사 두 분이 소화기 가지고 끈 거예요.]

어제 새벽 1시 반쯤 인천 부평구의 한 요양원 6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화재가 난 층에는 103세 할머니를 포함해 모두 17명의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들이 있었습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됐지만 불길이 꺼지지 않자 직원들은 곧바로 어르신들을 구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양보호사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방 안에서 거실로 옮긴 다음 휠체어에 태워 바깥으로 대피시켰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도 환자들을 들것과 담요에 태워 6층에서 1층까지 계단으로 옮겼습니다.

그사이 다른 대원들이 진화에 나서 불은 21분 만에 완전히 꺼졌습니다.

대피 과정에서 환자 3명이 연기를 마셨는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요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화재경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요양원 직원들이 최근 화재 대피 훈련을 받은 게 큰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장진우/인천부평소방서 삼산119안전센터 소방위 : 앞이 잘 안 보였던 정도의 실제 상황에 소화기를 활용하시고, 또 인명 대피를 침착하게 잘 해주셔서 큰 도움을….]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VJ : 이준영, 화면제공 : 인천소방본부)

최승훈 기자 noisycart@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