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 ‘대학생 80%’까지 지원한다지만… 재정 부담에 골치 아픈 정부
대학교 졸업 후 ‘학자금 빚’ 안는 학생 대폭 줄어들 듯
교부금 예산에 손대나… ‘교육 예산 개편’ 추진에 시동
“외국인 유학생은 국가장학금 지원 안 돼” 목소리도

정부가 대학생의 80%까지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재정 부담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국가장학금 예산을 매년 증액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앞으로 최대 3조원의 재정이 더 투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국가장학금 예산으로 사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점차 국가장학금을 받는 대학생이 늘어나는 방향성은 옳지만, 외국인 유학생은 대상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등 관계 부처는 대학생 국가장학금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이달 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득 상위 20%를 제외한 모든 대학생에게 국가장학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장학금은 대학생이 속한 가구의 재산·소득과 연계해 장학금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올해 기준 기초·차상위 계층 자녀와 다자녀가구의 셋째 이상 자녀엔 등록금 전액, 나머지는 소득에 따라 연간 350만~570만원을 지원한다. 정부는 계속해서 국가장학금 수혜 대상을 늘려 가고 있다. 국가장학금을 받는 대학생은 전체 203만 명 가운데 100만 명 정도다.
정부는 국가장학금 수혜 대상을 늘리면서 연간 1조5000억원에서 3조원을 추가 투입할 전망이다. 그러나 앞서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예산정책처는 국가장학금 예산을 매년 증액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해 재원 마련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국회예산정책처의 ‘고등교육 재정지원 분석’에 따르면, 예정처는 국가장학금 추진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정부는 국가장학금 지원 사업에 전년보다 1213억원 증액한 4조6877억원을 편성했다.
예정처는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도 국가장학금 예산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학의 입학 나이인 만 18세 인구와 대학 입학생은 2011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21년을 기점으로 대학 입학 나이 인구가 입학정원에 미달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대학교 학령인구에 해당하는 18∼21세 인구는 2020년 241만 명에서 2025년 184만 명으로 2020년 대비 76.3% 수준으로 급감하는 상황이다.
최해인 예정처 예산분석관은 “국가장학금 예산을 중산층까지 넓혀 지원하는 것은 예산 상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국가장학금 예산이 늘어나면 국가장학금 이외의 고등교육 예산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정처는 국가장학금 예산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정부는 장학금 지원 폭을 더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학령 인구가 줄더라도 졸업 후 ‘학자금 빚’에 찌든 대학생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국가장학금을 대학생의 80%까지 지원하기 위해서는 재원 방안 마련이 핵심이다. 정부는 교육청에서 유·초·중·고교 교육에 활용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국가장학금 예산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미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를 신설해 교부금 일부를 대학 교육에 투자하는 상황이어서 교부금으로 국가장학금을 충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교육교부금은 지난해 국세 수입이 크게 줄어든 여파로 아직 시도교육청에 배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교부금까지 끌어 쓴다고 해도 올해 세수 상황이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재원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전반적인 교육 예산 개편을 검토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교부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교육법과 조세특례제한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라며 “단기적으로는 (교부금을 끌어 쓰긴) 어렵고, 교부금 개편과 함께 전반적인 교육 예산을 개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가장학금 지원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학교를 졸업할 때 빚 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저출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국가장학금을 확대할 경우 정부 재원 부담이 큰 만큼 내국인 위주로 혜택을 주고, 외국인 유학생 지원까지 포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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