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이 운전했다" 유족에게 사죄하던 아버지…충격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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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대 여성이 몰던 차량이 오토바이를 치어 70대 남성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반전이 일어났다.
이후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B씨(61)가 유족을 찾아와 "딸이 운전하다 사고를 냈고 나는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 농로를 지나다 오토바이를 미쳐 발견하지 못했다"라며 "딸은 너무 놀라 집에 있다.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사고를 낸 차량의 운전자는 바로 B씨였고 B씨의 딸은 사고 현장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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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1월 20대 여성이 몰던 차량이 오토바이를 치어 70대 남성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반전이 일어났다. 사고를 낸 사람이 여성이 아닌 여성의 아버지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1월 9일 오전 10시 30분께 강원도 강릉 한 농로에서 오토바이와 스포츠유틸리티(SUV)차량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오토바이 운전자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이후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B씨(61)가 유족을 찾아와 “딸이 운전하다 사고를 냈고 나는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 농로를 지나다 오토바이를 미쳐 발견하지 못했다”라며 “딸은 너무 놀라 집에 있다.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딸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했고, 그의 딸 역시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A씨의 사위는 ‘사건반장’을 통해 “가해자 쪽에서는 사고를 내자마자 119 신고도 하지 않았고 차 뒷좌석에 (A씨를) 안아 실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사고 난 다음부터 병원까지 오는 시간이 40분 정도 소요가 됐다. 병원 측에서는 30분 안에만 왔어도 사실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B씨 측은 이에 대해 “사고 직후 A씨가 숨도 쉬고 괜찮아 보여 직접 심폐소생술을 하며 데리고 갔다”고 주장했으나 A씨를 진료한 의료진은 “A씨가 흉부 쪽에 큰 타격으로 중상을 입었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고 말했다.
차량 블랙박스의 메모리 카드도 없는 상황에서 이대로 사건이 끝나는 듯 했지만 목격자가 나타나면서 진실이 드러났다.
목격자 C씨는 사고 당시 112에 전화를 걸어 “조금 전 오토바이 할아버지가 사고가 났는데 차주가 119를 안 부르고 CPR 같은 걸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한 사람은 누워 있는데 차주가 계속 이동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50~60대 남성이 사고를 낸 것 같다”고 신고했다. 사고를 낸 차량의 운전자는 바로 B씨였고 B씨의 딸은 사고 현장에 없었다.
또 B씨는 2022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돼 사고 당시 무면허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이유에 대해 B씨는 “(사고 후) 경황이 없었고 너무 무서웠다”며 “겁이 나서 당시 상황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건을 접한 양지열 변호사는 “피해자를 차에 실어 갔다고 하는 것은 구호 조치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일종의 뺑소니로 본다”며 “이는 도주치사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도주치사죄는 고의에 의한 살인이나 고의 없는 치사의 경우를 구별하지 않고 동일하게 처벌하려는 취지로, 살인죄 만큼이나 무겁게 다스린다. 이에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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