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최한나]인재는 무엇으로 일하나… 섬세한 보상과 칭찬의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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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이 0%일 것이라는 예상지급률이 공지된 것은 작년 말이었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이 지난달까지도 기대를 접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동종업계 기업인 SK하이닉스 영향이 컸다.
사실 어떤 기업의 성과급 지급 여부나 규모는 사내에만 영향 있는 정보라고 해도 무방할 텐데 반도체 업계를 비롯한 주요 기업의 성과급 소식이 해마다 언론을 장식하는 걸 보면 기업의 물질적 보상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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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연구 결과들이 물질적 보상이 갖는 취약점을 지적한다. 물질적 보상이 갖는 한계 정도가 아니라 더 나아가 물질적 보상이 위험하다고 강조하는 논문도 적지 않다. 미국의 사회학자 앨피 콘은 물질적 보상은 상이 아니라 오히려 벌이라고까지 했다. 기대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면 사람들이 그것을 벌로 받아들이며 보상 체계에 조종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물질적 보상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람의 자율성이나 창의성, 유능감 같은 긍정적인 동기를 떨어뜨린다고 보고된다. 스스로 기준을 정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던 사람이 보상의 종류나 강도에 따라 자신의 능력이나 성취에 대한 평가를 다르게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인지적 정교함이나 개방적 사고가 많이 요구되는 과제일수록 보상의 부정적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상을 받기 위해 경쟁하는 분위기가 심해지면 팀워크나 직장 내 인간관계를 해칠 우려도 있다.
한편에서는 물질적 보상에 대한 연구가 가진 한계도 지적된다. 예컨대 연구 과정에서는 보상을 받는 쪽과 받지 않는 쪽을 무작위로 묶어 비교하는 식으로 분석하는데 실제로는 보상에 관심을 많이 갖는 사람이 금융업계나 게임업계처럼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은 직군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무작위 비교가 불가능하다. 또한 일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요인은 다양하고 그 경로 또한 다각적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보상이 성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물질적 보상의 장단점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물질적 보상의 긍정적인 면은 최대한 끌어내고 결점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군별, 직급별, 업무별, 목적별로 섬세하게 디자인된 보상 체계를 만들고 공정하게 적용하는 것이 첫 번째다. 물질적 보상에 창의성이나 흥미가 좌우되지 않도록 개인이 보여준 노력이나 역량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문화를 만들 필요도 있다.
사실 우수한 인재를 붙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정과 칭찬이다.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면 카메라에 잡힌 자기 모습에 놀라는 부모를 빈번히 볼 수 있다. ‘내가 평소 저렇게 자주 꾸짖고 지적하는지 몰랐다’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아이를 움직이는 것은 꾸중보다 칭찬이며 칭찬과 꾸중을 7 대 1 정도는 해야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일터에서도 다르지 않다. 캐나다 토론토대 전 경영대학장 로저 마틴은 “눈에 보이는 족족 칭찬해야 특별한 인재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최한나 HBR Korea 편집장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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