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유럽·미국 간다” 멀리 나는 저가 항공사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자그레브·샌프란시스코 취항
제주항공은 ‘화물 사업’ 추진
기체 결함·지연 등 극복해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점점 더 멀리까지 날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추진의 영향으로 대형 항공사(FSC)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유럽·미주로도 노선을 넓히고, 화물사업까지 넘보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인 티웨이항공은 오는 5월16일 인천에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향하는 신규 노선에 취항한다.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 3회 일정으로 347석 규모의 에어버스 A330-300 중대형기를 투입한다.
이 밖에 올해 티웨이항공은 6월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유럽 취항지를 차례로 늘려나간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시 4개 노선에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함에 따라 대한항공이 이들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넘기기로 하면서다.
이에 LCC의 장거리 노선 운항 능력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티웨이항공은 2022년 12월부터 호주 시드니에 취항해 장거리 노선 운항 경험을 쌓았다. 다만 지난해 국내·국제선을 통틀어 기체 결함으로 인한 잦은 지연·결항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이제 장거리 노선 수가 대폭 늘어나는 만큼 안정적인 운항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장거리용 중대형 여객기를 임차하고 운항 승무원까지 파견받을 예정이다.
또한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하와이를 오가는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5월 샌프란시스코에 신규 취항한다. 향후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을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까지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미국 역시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뉴욕, LA, 시애틀 등 5개 노선에 대한 독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합리적인 가격에 장거리 노선을 띄우는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한다.
문제는 보유한 기재(항공기)가 5대뿐이라서 노선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새 항공기 2대를 도입하고, 대한항공에서도 기재를 빌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인도네시아와 중앙아시아 취항을 검토 중이다. 특히 제주항공은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통합되면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와 아시아나 자회사 에어서울, 에어부산을 아우른 ‘메가 LCC’가 출범하는 점도 시장의 큰 변수다. 업계는 3사가 통합되면 LCC 1위 제주항공보다 기체, 여객 등 규모가 커지면서 경쟁 판도를 크게 뒤흔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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