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정보위원장 “심각한 안보 위협 정보”…대통령에 기밀 해제 요구 ‘소동’

김유진 기자 2024. 2. 1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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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러 핵무기 활용한 위성 파괴 기술과 연관”…러 “날조”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이 외국 군사능력과 관련해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기밀 해제를 요구하면서 소동이 빚어졌다. 미 언론들은 러시아가 핵무기로 인공위성을 요격하는 새로운 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장(사진)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늘 정보위원회는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를 모든 의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관련 기밀을 모두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하원 정보위원장이 국가 기밀을 공개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파장이 일었다. 기밀 정보라는 이유로 위협의 실체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아 의문도 증폭됐다. 터너 위원장과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짐 하임스 의원은 하원의원들에게 보낸 별도 서한을 통해 국가안보 위협이 “불안정을 초래하는 해외 군사능력”과 연관된 것이라고만 밝혔다.

백악관은 터너 위원장이 언급한 안보 위협에 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리핑에서 터너 위원장 등을 비롯한 이른바 ‘갱 오브 에이트(Gang of Eight)’의 하원 구성원과 15일 면담이 예정돼 있었다면서 “면담을 앞두고 터너 위원장이 먼저 공개적으로 나와서 조금 놀랐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갱 오브 에이트’는 미 의회 내에서 비밀 정보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 8명의 지도자 그룹을 가리키는 말이다.

미 언론들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해당 위협이 러시아의 핵무기를 활용한 위성 파괴 기술과 연관돼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가 핵무기로 핵심 정보·통신 위성을 파괴하는 우주 기반 군사능력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를 “러시아의 새로운 우주 위협 역량”이라고 지칭한 한 정부 관리의 표현을 전했다. 한 의원은 “잠재적인 지정학적 게임체인저”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 정부가 의회와 유럽 동맹국에 국제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러시아의 우주 관련 핵 역량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NYT는 전직 관리의 말을 인용해 현재 미국이 이와 같은 위협에 대응·방어할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주에서의 모든 핵무기 사용을 금지하는 1967년 우주조약을 폐기할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러시아가 위성 요격 무기를 실전에 배치할 조짐이 없기 때문에 ‘긴급한 위협’으로는 간주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 정부 당국의 입장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하임스 의원은 “패닉에 휩싸여서는 안 된다”면서 “의회와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백악관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할당하는 법안에 투표하도록 하려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도 “미국이 악의적인 날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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